산업 산업일반

개인 취향 맞춰 다품종 소량생산… '맞춤형 식품' 시대 온다

[창간 기획]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한다- 먹을거리 혁명<br>획일적 제품 설자리 좁아지고 인종·남녀·건강상태 등 고려<br>개인별 최적화된 식품 일반화<br>나노·바이오·IT 첨단기술 접목 고기능성 신제품 개발도 가속


미래의 먹을거리를 규정하는 핵심 키워드는 단연 '안전'과 '웰빙'이다. 생활 패러다임이 변해도 안전하고 몸에 좋은 음식을 마음껏 즐기고 싶은 한결같은 인간의 욕구를 떠올리면 이는 당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문제는 안전과 웰빙이라는 가치를 어떤 식으로 구현해내느냐에 달렸다. 점점 바빠지고 개인화돼가는 현대인의 생활 패턴 속에 식품이 자연스레 녹아들어가야 하고 하나를 먹더라도 보기에도 좋고 기능도 뛰어난 것을 선택하려는 소비자들의 바람도 충족시켜야 한다. 이 때문에 현재와 같이 공장에서 찍어내듯 대중화되고 획일적인 공정을 거쳐 쏟아지는 식품의 설자리는 갈수록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는 개인의 유전자 차이까지 고려하는 속 깊은 맞춤형 식품이 각광받고 나노ㆍ바이오ㆍ정보기술(IT) 등 최첨단 이종산업의 기술과 접목된 치료 및 고기능성 식품, 원재료에 대한 정보가 충실히 담긴 먹을거리 등이 주류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소비자 트렌드 속에 답이 있다=소비자 트렌드를 읽으면 식품산업의 미래도 보인다. 식품업계에서는 미래 코드로서 건강·즐거움·편리성 등을 꼽고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은 각종 기능성 제품과 무첨가 제품들이 매년 히트상품군에 이름을 올리는 데서도 확인되고 있으며 유기농 제품의 카테고리를 크게 확장시키는 동력이 되고 있다. 먹는 즐거움을 추구하는 트렌드도 확산되면서 이국적인 메뉴나 프리미엄급 먹을거리에 대한 수요창출로 이어지는 추세다. 특히 이런 재미 추구 성향은 제품의 포장 디자인 등 식품 외의 것에 이색적인 아이디어를 가미한 제품이나 거의 조리된 상태이지만 마지막으로 소비자의 손에 의해 완성되는 반조리 형태의 식품에 대한 수요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또 시간낭비를 줄이려는 현대인의 특성상 식사대용 식품과 운전하면서 먹을 수 있는(drive-to-go) 제품도 지속적인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신정규 전주대 교수는 "향후 식품산업의 주요 흐름이라 할 웰빙과 개인화ㆍ대중화와 고급화가 묶인 대중고급화, 안전 등의 트렌드에 부합하면서 기존 제품과는 차별적인 무언가를 만들어내야 하는 게 식품업체들의 과제"라고 말했다. ◇개인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식품=가공식품의 경우 맞춤형 식품으로 진화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한 가지 제품으로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시대는 갔다는 뜻이다. 유전학의 발전으로 이제는 식품도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방향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는 것. 박석준 CJ식품연구소 연구원은 "소비자에게 영양소 섭취를 추천하는 현재의 방식으로는 미래에 식품산업을 리드할 수 없다"며 "개인맞춤형 영양 제품이 현실화될 날이 머지않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이미 미국의 제네렉스 등과 같은 업체는 비록 초기 단계이기는 하지만 유전자적 특징에 따른 영양학을 다루는 영양유전체학(Nutrigenomics)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달리 말하면 식품도 대량생산의 시대가 지고 다품종 소량생산의 시대가 온다는 의미다. 식품업계는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제품에 앞서 이를 테면 인종ㆍ남녀ㆍ나이대별 등으로 묶은 그룹별로 특성화한 제품이 먼저 선보이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해만 삼립식품 상무도 "건강지향적 식품소비가 더욱 두드러져 소비자 개개인에 맞는 맞춤형 식품이 일반화될 것"이라며 "각 개인의 건강상태와 질병종류, 나아가 유전적 요인 등을 감안해 의사의 처방전을 받듯 개인별로 최적 식품이 상품화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첨단기술과 손잡고 식품 혁명=식품과 접목되는 기술의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포인트다. 입자크기를 극소화한 나노기술의 경우 이미 각종 다이어트 및 인삼가공식품, 페트병 등에 적용되고 있는데 향후 식품안전을 위한 기술로서 식품 포장지에 나노 센서를 부착해 식품의 변질 여부 등을 알려주는 기술 등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가장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바이오기술(BT)은 이미 기능성 식품이 만개(滿開)하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현재 미생물 등을 이용해 유산균 발효 등에 활용되고 있는 BT는 향후 항산화 식품, 고혈압 예방식품, 노화억제, 면역조절 식품 등을 실현시키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IT는 식품의 정보를 소비자에게 더욱 정확히 알려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예컨대 식품의 원재료인 농축산물의 생산이력과 유통과정 등이 정보화돼 소비자가 물건을 살 때 공지되는 식이다. 이외에도 전기기술ㆍ방사선기술ㆍ초음파기술 등이 식품의 살균처리나 가공단계ㆍ소재개발 등에 적용되면서 신제품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 교수는 "식품산업에서 기술융합은 식품 기업들이 성장의 돌파구를 찾기 위한 또 다른 전략적 측면으로 볼 수도 있다"며 "하지만 소비자의 편리성과 즐거움ㆍ건강지향 등의 욕구를 반영하기 위해서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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