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미리보는 '새해 한국경제'] 국내외 여건 불투명… 5% 성장 버거워

민간 소비 회복흐름 지속…고유가등 영향 물가 불안<br>경기흐름 상고부저 예상… 경상수지 10년만에 적자



2008년 한국경제의 모습은 어떨까. 새 정부의 출범과 더불어 경제회복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크지만 현실은 냉정하다. 세계경제 둔화, 글로벌 금융불안, 국내의 신용경색 우려 등이 겹쳐 있어 지난해의 성장세도 유지하기 힘든 상황이다. 지난해 하반기만 하더라도 각 연구기관들은 5%를 웃도는 성장률 전망을 내놓았지만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의 여파가 본격적으로 세계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후 당초보다 전망치를 낮추는 연구기관들이 속출했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유지해왔던 경상수지 흑자도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 경제가 미국경기와 탈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으며 건설투자가 3년 만에 확대되고 소비회복세도 지속돼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상승흐름이 훼손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새 정부의 친기업 정책이 기업들의 투자심리 개선으로 이어질 경우 지난해보다 5%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미국 침체, 성장 발목 잡나=2008년 새해가 힘차게 출발했지만 한국경제를 둘러싼 여건은 녹록지 않다. 무엇보다 세계경제 성장률이 금융시장 불안과 고유가 등으로 4%대 초반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03~2006년 평균 4.3%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던 미국경제는 올해 1%대 후반으로 주저앉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재정경제부의 한 관계자는 “만약 미국의 성장률이 1%대 초반까지 내려가면 이는 서브프라임 여파가 소비에 이어 기업 투자에까지 미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 경우 자본재 수출비중이 높은 한국으로서는 상당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미국경제와 신흥국가들 간의 탈동조화 현상이 지속되면서 우리 경제에 대한 선진국들의 경기침체 영향이 과거에 비해 다소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다. 대부분의 연구기관들은 내년 수출증가율을 올해보다 3%포인트 이상 낮은 10~11%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민간소비 회복세 지속=대외 여건에 비해 국내 여건은 나은 편이다. 민간소비 회복세가 이어지고 대규모 국토균형개발사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건설경기도 지난해에 비해 다소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LG경제연구원은 “임금인상과 고용사정 개선 등이 예상돼 지난해 4.3%였던 민간소비 증가율이 올해 4.4%로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해 큰 폭으로 증가한 개인금융자산도 올 소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건설투자 증가율도 회복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LG연구원은 행정중심복합도시ㆍ기업도시 등의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 전년에 비해 2.5%포인트 높은 4.5%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까지 안정세를 보였던 물가는 고유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4년 만에 3%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유가 상승에 따른 공공교통요금ㆍ광열비 같은 공공서비스 요금의 인상은 서민생활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주요 연구기관들의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2.8~3.3%이다. ◇경기흐름 상고하저(上高下低) 예상=대내ㆍ대외 여건을 감안할 때 올 한해 경기흐름은 ‘상고하저’형이 될 것이라는 게 대부분의 연구기관들의 전망이다. 2005년 4월 이후 시작된 경기상승 국면이 올 1ㆍ4분기 또는 2ㆍ4분기까지 이어진 후 선진국의 경기침체 여파가 본격적으로 미치기 시작하면 우리 경제의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한은의 경우 우리 경제 성장률이 상반기 4.9%에서 하반기 4.4%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유가 상승세 지속과 서브프라임 부실 영향 확산 등 하방 리스크 요인이 예상외로 악화될 경우 국내 경기의 상승 모멘텀이 크게 약화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즉 서브프라임 부실 파문이 세계경제 둔화로 이어져 우리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고유가가 경상수지 악화는 물론 물가급등ㆍ소비둔화로까지 파급된다는 설명이다. ◇경상수지 10년 만에 적자 불가피=올해 수출증가세는 둔화되는 반면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입은 높은 증가세를 기록, 상품수지 흑자규모는 지난해에 비해 50억달러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서비스ㆍ소득ㆍ이전수지는 해외여행 증가 등으로 적자규모가 확대돼 경상수지는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LGㆍ삼성 등 민간연구기관은 내년 40억~50억달러의 적자를 예상하고 있으며 한은은 30억달러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적자구조가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고유가의 지속으로 상품수지 흑자폭은 줄어드는 데 비해 서비스수지 적자 확대의 주요 요인인 해외여행이나 유학은 갈수록 늘어나기 때문이다. 경상수지 적자의 고착화는 외국인투자가들에 한국경제의 불안감을 높여주고 외환보유고 감소로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에 대한 대처능력을 떨어뜨리는 등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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