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 글로벌 가입자 3억명을 돌파했다. 지난 8월 누적 가입자 2억명을 넘어선 지 4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25일 네이버의 자회사 라인주식회사는 일본 도쿄 시부야구 본사에서 라인 가입자 3억명 돌파 행사를 개최하고 내년까지 가입자 5억명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모리카와 아키라 라인주식회사 대표는 "'라인'이 꾸준한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차별화된 서비스와 이용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앞으로도 라인이 커뮤니케이션을 만드는 도구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혁신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라인은 네이버가 지난 2011년 6월 출시한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다. 출시 초기에만 해도 카카오톡(카카오), 마이피플(다음), 틱톡(SK플래닛) 등과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한 국내시장 대신 일찌감치 일본을 비롯한 해외시장에 전력을 집중하면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라인은 출시 1년 만인 2012년 7월 누적 가입자 5,000만명을 확보했고 올해 1월에는 국산 모바일 메신저 최초로 가입자 1억명을 달성했다. 이어 일본과 동남아를 중심으로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지난 7월 2억명 고지를 넘어섰고 당초 예상보다 한 달 빠른 11월에 전 세계 누적 가입자 3억명의 기록을 세웠다.
라인의 인기는 일본과 동남아에서 유독 뜨겁다. 라인 개발의 산실인 일본에서는 일본 스마트폰 이용자 대다수인 5,000만명이 라인을 이용하고 있고 대만에서는 전체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점유율 95%를 넘어섰다. 태국에서도 한류 열풍을 타고 가입자 2,000만명을 확보하는 등 독주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전 세계 라인 이용자들이 주고 받는 쪽지도 하루 72억건에 달한다.
라인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네이버에서 차지하는 매출도 상당하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라인의 지난해 매출은 595억원에 불과했지만 올해 5,258억원을 기록한 뒤 내년에는 1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라인을 통한 게임 서비스와 스티커 판매가 늘어나면서 네이버의 차세대 수익원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라인은 올해 3억명 돌파에 이어 내년에 가입자 5억명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세계 최대 모바일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과 북미시장에서는 경쟁 서비스에 비해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점은 넘어야 할 관문이다. 중국 1위 게임업체 텐센트가 선보인 '위챗'은 올해 초 4억7,000만명이었던 가입자가 이달 초 6억명을 넘어섰다. 북미와 유럽에서는 4억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한 '왓츠앱'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라인이 최근 북미와 유럽시장 공략을 위한 라인USA를 설립한 것도 현지화를 통해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라인의 성공은 20년 남짓한 역사의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동안 국내 안랩, 한글과컴퓨터, 티맥스소프트 등 수많은 소프트웨어 기업이 해외 무대를 두드렸지만 현지화의 장벽을 넘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기 때문이다. 김상헌 네이버 대표는 "라인은 이용자들의 일상생활을 한층 풍요롭게 해주는 네이버의 핵심 서비스"라며 "내년에 글로벌 가입자 5억명을 달성하고 세계 최대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의 입지를 구축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