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안철수 "한국은 외국 배 불려주는 시장"

"IT강국 자부하나 외국기술·장비가 대부분" 쓴소리

대표적인 벤처기업가인 안철수(42) 사장이 초고속인터넷 보급률 세계 1위를 자랑하는 한국은 인터넷 강국이 아니라 외국회사들의 배를 불려주는 시장일 뿐이라고 주장해 IT(정보기술)강국을 자부하는 정부 및 업계의목소리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안 사장은 최근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는 컴퓨터보안업체 안철수연구소 홈페이지(www.ahnlab.com)에 게재한 `우리는 진정한 인터넷 강국인가?'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안 사장을 7일자 칼럼을 통해 한국의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이 세계 1위이며 2위와의 격차도 엄청나게 벌어져 있어 인터넷 강국으로 자부하고 있지만 냉정하게 따져보면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단언했다. 안 사장은 그 이유로 "국내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를 구성하고 있는 장비들을 살펴보면 거의 외국산이고 국내 기술로 대처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으며 속도가 빨라지고 용량이 커질수록 이러한 경향은 더욱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장비 뿐 아니라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도 대부분이 외국산이기 때문에 심하게 표현하자면 우리는 인터넷 망을 설치하고 운영하고 있을 뿐 외국 회사들에게 돈을 벌어주는 거대한 시장 노릇을 하고 있을 뿐"이라고 신랄한 비판을 퍼부었다. 안 사장은 이어 콘텐츠 분야의 경쟁력도 외국에 비해 크게 낙후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터넷 콘텐츠는 인터넷이 생긴 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오프라인 콘텐츠로부터 경쟁력이 생기는데 기록문화 등 오프라인 콘텐츠가 부족한 게우리의 실정"이라며 콘텐츠 산업의 수준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안 사장은 인터넷의 사용 행태에 대해서도 "사용시간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내용면에서는 새로운 부가가치를 생성하기보다는 게임, 채팅, 음란물, 동영상 교환등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인터넷의 창조성과 소비적인 측면의 불균형에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안 사장은 끝으로 "부족한 부분들이 아직도 너무나 많기 때문에 샴페인을 터뜨리거나 자만하지 말고 모자라는 점을 인식하고 노력해야 진정한 인터넷강국이 될 수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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