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전문성없는 철도公 선뜻 나선이유 의문

유전게이트 의혹 증폭

검찰이 14일 유전게이트 수사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이번 사건의 진상과 의혹에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달 27일 언론 보도로 불거진 유전게이트의 복잡한 내막을 정리해봤다. 유전게이트는 러시아와 사업관계를 맺고 있던 권광진(53) 쿡에너지 대표가 지난 2003년 9월 사할린6광구 유전개발권과 정유공장을 보유한 러시아 알파-에코그룹의 자회사 페트로사흐를 인수할 기회를 얻게 된 데서 출발했다. 권 대표는 애초 석유공사에 3차례 걸쳐 합작 인수를 제의했으나 거절 당했으며 SK, 삼성물산도 그의 제의를 뿌리쳤다. 권 대표는 지난해 5~6월 페트로사흐 인수 재추진을 위해 정치권과 교분이 있는 부동산개발업자 전대월(43) 하이랜드 사장을 만났다. 전 사장은 동향인 이광재 열린우리당 의원에게 러시아 사업을 설명하며 도움을 청해 그를 통해서 석유전문가라는 허문석(71) 박사를 만났다. 전 사장과 허 박사는 사업을 논의하면서 돈줄로 철도청(현 철도공사)을 끌어들였다. 유전개발과 무관한 철도청이 무슨 이유에선지 선뜻 나섰다. 선봉장은 당시 철도청 실세인 왕영용 사업개발본부장. 왕 본부장과 전씨, 허씨, 권씨 4사람이 주죽이 돼 지난해 8월17일 코리아크루드오일(KCO)을 설립하고 17일만에 알파그룹과 페트로사흐 인수계약을 체결, 계약금 620만달러를 지급했다. 이후 전씨가 부도상태인 점 등이 알려져 원활한 사업진행을 위해 전씨(42%)와 권씨(18%)의 KCO 지분을 철도청의 대리격으로 나선 철도교통진흥재단이 인수하고 사업성공시 전씨 등에게 120억원을 주기로 했다. 계약금 대출은 철도청을 보고 우리은행이 간단히 해줬다. 그러나 잔금납부기한인 11월15일까지도 러시아 정부의 매각승인이 나지 않자 계약은 파기됐다. 마감을 앞두고 유전개발사업 분위기가 이상해지고 잔금치루기도 쉽지 않자 철도청 역시 즉각 계약해지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금을 러시아측이 반환치 않으며 떼일 위기에 처하자 지난달 언론에 이 같은 사실이 제보돼 폭로됐다. 철도공사는 겨우 협상을 재개해 지난 6일 270만달러를 회수하는 데 그쳤다. 의혹의 핵심은 운송이 주업인 철도공사가 왜 유전개발에 뛰어들고 전문성도 없으면서 사업에 그토록 확신을 갖고 일사천리로 진행했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철도공사는 “왕본부장의 독단에 따른 실패”라고 해명하고 있으나 한나라당 등 야당은 “철도청의 전격적 유전사업 참여 배경에는 이 의원이 있다”며 “왕 본부장은 깃털 일뿐 몸통은 참여정부 실세인 이 의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120억원에 달하는 과도한 사례금 약속과 은행대출의 부실성도 의문이다. 검찰 수사를 통해 유전게이트의 전말과 진실이 밝혀질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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