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오뚜기 등 시장점유율 높은 업체 선별적인 접근 필요
제로투세븐·쌍용차 등 틈새 공략 기업도 관심
본격적인 아웃도어 시즌이 시작되면서 증시에도 '아웃도어 바람'이 불고 있다.
대표적인 아웃도어 강자인 의류ㆍ여행 업종은 물론, 이명박 정부 때부터 인기를 끌었던 자전거 주 역시 연일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캠핑이 아웃도어의 새로운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캠핑용품, 캠핑카, 즉석식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아웃도어 시즌은 4월부터 10월까지로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인 7, 8월이 극성수기라 통상 관련 업체 실적은 3ㆍ4분기에 반영된다. 하지만 주가에는 시즌이 시작되는 4월과 5월에 미리 반영되기 때문에 지금이 '아웃도어주'에 투자하기 좋은 시기다.
다만 개별 업체별 실적과 전망을 꼼꼼히 따져 봐야 실패할 확률을 줄일 수 있다. 경기회복 부진으로 소비심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어 실질적인 실적확대로 이어질 지 여부는 개별 종목의 경쟁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여름 성수기 진입에 따른 실적향상을 기대하고 무턱대고 아웃도어 관련주에 투자하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라며 "아웃도어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최근 마진율이 줄어드는 추세이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장전문가들은 가장 안전한 투자군으로 각 상품별 1등 기업을 꼽는다. 강력한 브랜드 파워 때문에 소비심리 악화가 상품 판매에 끼치는 영향이 적고, 시장점유율이 높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마진율을 효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여력이 크기 때문이다.
아웃도어 업종 중에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상대적으로 낮아 저평가 되어 있는 종목을 고르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아웃도어 업종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이 높아지면 현재 기업가치가 낮게 평가된 종목들이 더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아웃도어 업종으로는 여행, 의류, 자동차, 레포츠기구 등이 꼽힌다. 최근에는 캠핑 문화가 확산되면서 캠핑용품 관련 기업도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해당 업종 전체가 아닌 개별 기업별로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아웃도어 시장 내에서도 의류 같은 성숙시장과 캠핑용품 같은 성장시장이 혼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해당시장의 확대 속도, 기업간 경쟁 정도, 새로운 시장 진출 여부 등을 꼼꼼히 따져 투자종목을 선별해야 한다.
◇업종별 1등 기업에 주목해야= 전문가들은 아웃도어 업종의 1등 기업들에 우선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시장점유율이 높기 때문에 성수기 효과를 가장 극적으로 누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수익성 관리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여행업에서는 하나투어가 대표 종목이다. 지난 4월 외국인 입국자가 97만2,164명으로 작년 대비 0.5% 증가했고,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면 내국인의 출국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주가전망도 밝다. 이를 반영하듯 하나투어의 주가는 3월초 6만7,900원에서 현재 7만2,000원대로 올랐다. 그 동안 중국의 조류독감 등 악재가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흐름이며, 향후 본격적인 성수기가 시작될 때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의류부문에서는 '노스페이스'등에 제품을 납품하는 영원무역이 대표주자다. 올 1ㆍ4분기원화강세와 주요 생산국인 방글라데시의 다카화 절상에도 불구하고 매출액 1,603억원, 영업이익 217억원을 달성했다. 주가 역시 상승세다. 3월초 3만7,700원에서 4만원 초반까지 상승했다. 최민주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영업이익률이 1.2%포인트 하락했지만 심각했던 환율악재를 감안하면 선전했다"며 "올해도 매출액은 달러 기준 12% 정도 증가하고, 이익도 증가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 레포츠'로 떠오른 자전거 업종에서는 삼천리자전거가 돋보인다. 지난해 매출 1,089억원으로 창사 이래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은 80억원으로 2011년 33억원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주가 역시 3월 초 1만1,500원에서 현재 1만7,000원대로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전기자전거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자전거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교보증권은 이 회사의 목표주가를 2만3,000원으로 무려 43%나 올려 잡는 등 증권가에서도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아이템으로 승부하는 기업들도 관심= 비록 동종업계 선두는 아니지만 차별화한 아웃도어 아이템으로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는 기업들도 주목해야 한다. 경쟁이 심화된 '레드오션'이 아닌 '블루오션'을 창출해 가는 기업이나, 아웃도어 시장 확대로 기존 상품군의 경쟁력이 주목 받는 기업들을 꼽을 수 있다.
올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제로투세븐은 최근 아동용 아웃도어 브랜드 '섀르반'을 선보였다. 4~12세 아동을 대상으로 아웃도어 의류, 신발 등의 제품 라인업을 갖췄다. 대부분의 아웃도어 의류업계가 성인용 아웃도어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와중에 유아ㆍ아동용품 사업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활용해 틈새를 파고 든 것이다. 이 회사의 공모가는 8,300원이었지만 현재 주가는 1만4,000원대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초 11인승 '코란도 투리스모'를 출시한 쌍용차도 차별화된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의 경쟁력을 토대로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국내 전체 SUV 판매량이 8만4,47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4% 늘어난 가운데 11인승으로 패밀리 아웃도어 활동에 적합한 코란도 투리스모 판매도 늘어나는 추세다. 주가 역시 3월초 6,400원에서 현재는 8,300원대로 30% 가까이 올랐다. 양희준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란도 투리스모 판매호조와 수출 수요 증가로 올해 목표 판매량은 무난하게 넘어설 것"이라며 "최근 코란도 등을 생산하는 3라인을 2교대로 조기 전환한 것은 차량 수요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새로운 아웃도어 대세 캠핑주= 올해 아웃도어의 키워드는 단연 캠핑이다. TV 예능프로그램 등에 자주 노출되면서 캠핑을 즐기려는 수요가 늘어나는 데 따른 것이다. 캠핑용품 시장은 최근 3년간 2배 이상 성장해 시장규모는 약 4,0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국내 캠핑시장이 초기 단계인 만큼 미래 성장성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우선 국내외 유명브랜드 텐트 주문자상표부착생산(ODM) 업체 라이브플렉스가 있다. 이 회사는 최근 모바일 게임으로 더 주목 받고 있지만 사실 전체 매출의 절반 가량을 텐트 제조에서 올리고 있다. 대륙제관은 부탄가스를 생산하는 회사로 대표적인 캠핑주로 꼽히고, PN풍년은 자사 캠핑용 아웃도어 브랜드 '캠킷'을 통해 코펠 등을 생산하고 있다. 본격적인 캠핑철이 시작된 이달 들어 이들 3개 회사의 주가는 평균 20% 가량의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외에도 즉석식품 업계 부동의 1위인 오뚜기도 주목해야 할 종목 중 하나다. 최근 과열양상을 보였던 식음료 업종이 조정을 받으면서 주가는 하락세지만, 여름 휴가철 성수기를 맞아 실적 상승이 기대된다. 또 올해 '글램핑'이란 브랜드로 텐트, 침낭, 코펠 등 캠핑용품 시장에 첫 진출한 제일모직도 성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