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서울 양재동 농협하나로클럽 매장내 배추코너. 한 통에 9,800원짜리 배추를 이날 하루만 7,400원에 판다는 소식을 뒤늦게 듣고 달려온 주부들로 붐볐다. 지난 27일 한 통에 1만3,800원까지 치솟은 이후 다소 급등세가 진정됐지만 워낙 비싼 가격에 2, 3포기 사는데 만족하고 돌아서는 주부들이 많았다. 결국 이날 할인 판매한 600포기는 오후4시쯤 동이 났다. 우면동에 사는 주부 김모씨는“자고 일어나면 배추 등 채소값이 한꺼번에 뛰니 불안해서 살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신선식품 값을 필두로 소비자 물가가 요동을 치고 있다. 포장김치 등 가공식품류도 덩달아 뛰어오르면서 외식업체들의 가격인상으로 이어지는 등 전방위적으로 물가폭등의 경고등이 켜지고 있는 것이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대비 3.6% 상승해 8개월 만에 3%대로 올라섰다. 전월 대비로는 7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특히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5.5%나 급등해 1990년 통계작성 이후 최대 폭으로 올랐다. ★관련기사 3면 특히 이상기온 여파로 작황부진 및 출하량감소가 단기간에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서민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 대형할인점 롯데마트가 현재 시세대로 주부들이 배추(4통)·무(3개)와 기타 양념류로 김치를 담글 경우 비용을 산출해본 결과 총 9만3,500원이 들어 지난해 같은 시기 비용(4만2,770원)보다 무려 120%나 더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민들이 자주 찾는 재래시장에서도 물량부족으로 인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 망우동 우림시장의 유의준 조합장은 “도매 값도 전보다 몇 배나 올라 상인들이 아예 원래 들여오던 물량의 10%만 가져다 팔고 있다”며 “수십년 시장통에 있었어도 요즘같이 가격을 종잡을 수 없는 경우는 처음 봤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윤종원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조만간 제철 채소가 나오면 물가가 서서히 내려가겠지만 기저효과가 사라지는 10월 이후에도 3%대 물가상승률이 계속 이어질 수는 있다”고 말했다. 김태성기자 kojja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