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실험 선언' 이후] 개성공단 입주 中企 반응
"사업 철수해야 하나" 불안감입주 추진 업체들 "계획 전면 재검토"
정민정기자 jminj@sed.co.kr
이현호기자 hhlee@sed.co.kr
북한의 핵실험 강행 언급과 관련, 개성공단 입주업체 등 북한 측과 연관이 있는 중소기업들은 상당한 긴장감 속에 이번 사태가 향후 남북경협에 어떤 파장을 미칠 것인가를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더구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서 미국 측이 개성공단 제품을 ‘한국산’으로 인정하기를 거부해 기업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터진 이번 상황은 개성공단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개성공단 시범단지 입주업체의 A사장은 “개성공단 시범단지 15개 업체를 포함해 본단지 입주 업체들이 아직까지는 정상적인 생산 활동을 하고 있지만 하루가 다르게 외부 환경이 변하면서 동요하는 모습이 감지되는 게 사실”이라면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불안해하는 상황에서 북 측이 이처럼 강경하게 나오면 사업을 철수하는 업체들이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다른 입주업체의 B사장도 “올해 들어 특히 남북 관계의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협력업체나 거래은행으로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들려 내심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면서 “실제로 모 업체의 경우 지난 7월 북한 미사일 발사 이후 협력사의 주문이 취소된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처럼 북한 핵실험 강행 발표는 입주업체 사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 자명하다”고 말했다.
또 개성공단 입주를 추진해온 대구 소재 패션업체 K사의 L사장은 “현재의 남북관계 상황이 너무 불안해 자칫 개성공단에 들어가면 사업에 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정부가 입주업체에 확실하게 안정적인 사업환경을 보장하지 않는 한 입주계획을 전면 검토해야겠다”며 불안감을 보였다.
이달에 있을 개성공단 분양에 참여하려던 서울디지털 2단지의 섬유업체 D사 P사장은 “미국의 강력한 반대로 수출길이 막힐 수 있는 가능성도 문제지만 또다시 북한이 핵카드를 꺼내 드는 돌출행동을 함으로써 투자를 망설일 수밖에 없다”며 “주변 정세를 예의 주시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김기문 개성공단기업협의회 회장은 “북핵 실험 강행 발표에도 불구하고 4일 주식시장이나 금융시장이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는 것은 그만큼 남북관계의 정치적 변수와 관련해 우리 업체들이 내성을 갖췄다는 반증”이라며 “아울러 개성공단도 5일부터 추석 연휴에 들어가는 만큼 이번 핵실험 발표로 인한 즉각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남북 문제의 변수로 개성공단 사업이 차질을 빚지 않도록 정부 측이 다각적인 노력을 벌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입력시간 : 2006/10/04 16: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