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반등 추세 확신 아직 일러
(서울=연합뉴스) 김대호 기자
증시가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우호적인 발언에 힘입어 20일 모처럼 급반등했으나 악재들이 산적해 있어 반등 추세를 확신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9.65포인트(3.21%) 급등한 1,273.30으로 마감됐으며, 코스닥지수는 14.10포인트(2.61%) 오른 553.91에 장을 끝냈다.
이날 시장은 버냉키 의장이 경기부진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줄어들고 있다며 8월8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을 중단할 수 있음을 시사함에 따라 투자심리가 호전돼 초반부터 급등세를 지속, 상승폭이 확대됐다.
◆반등 추세 복귀 아니다 = 전문가들은 버냉키 의장의 발언으로 위축된 투자심리가 크게 호전됐지만 미국의 경기 경착륙 우려, 중국 금리 인상 가능성, 국제유가 불안 등 불확실성들이 산적해 있어 증시가 반등추세로 나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있다.
또 버냉키 의장이 오는 FOMC에서 금리 인상을 중단할 수도 있을 것처럼 발언했지만 금리와 관련해서는 아직 아무 것도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특히 오는 FOMC에서 금리 인상의 중단이 아닌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다면 증시의 조정 국면은 더 연장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이윤학 연구위원은 "미국시장은 전저점에서 반등, 올라야할 시점에서 올랐으며 아직 확인해야 할 악재들이 많이 있다"면서 "버냉키 의장이 전날 상원에서 긍정적으로 발언했지만 오늘 하원에서 부정적인 발언을 하면 증시는 다시 급락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시간과의 싸움 예상 = 국내외 증시를 둘러싼 악재들은 방향성을 점치기 어렵고 단기간에 해결될 사안도 아니어서 상당한 시간을 두고 증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국내 증시는 앞으로 수차례에 걸쳐 1,200선 지지력 시험과 1,300선 매물벽 돌파 시도가 이어지는 기간조정 국면을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 증시가 금리에 대한 우려로 최근 수개월째 조정을 받았기 때문에 향후에는 금리보다 국제유가, 중국 긴축, 일본 금리 인상, 중동분쟁 등에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대우증권 조재훈 투자전략부장은 "악재들이 조기에 해소된다면 8월 중순부터 안도랠리가 가능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3.4분기 내내 기간조정을 거친 후 4.4분기 초부터 본격적인 반등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1,200선 초반에서는 매수 유효 =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1,200선 초반으로 떨어지면 주가이익비율(PER)이 9배 수준으로 낮아지기 때문에 추격 매도보다는 실적개선 우량주에 대해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제안하고 있다.
우리증권 안정진 연구위원은 "긴 호흡 측면에서 볼 때 이익 모멘텀이 양호한 업종 내 우량주를 저가 매수하는 전략도 유효하다"면서 "금융, 필수소비재, 기계.조선,헬스케어, IT, 자동차 업종 등의 이익모멘텀이 양호하다"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애널리스트는 "코스피지수 1,200선에서는 하방경직성에 무게를 둘 수 있다"면서 "실적에 따른 종목별 차별화 장세에 보다 관심을 높이는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우증권 이건웅 연구원 "여전히 불안감이 존재하고 있으나 코스피지수 1,200대초반에 이르면 매수 타이밍을 조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입력시간 : 2006/07/20 1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