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이 지난 달 31일 한국 정부에 반환한 9개 기지의 환경오염을 치유하는 데 수백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전망이다.
정부는 1일 서울의 캠프 그레이 등 9개 주한미군기지 781만여 평을 5월31일부로 반환받았으며 국방부가 '주한미군특별회계' 자금을 활용해 환경오염을 치유한 뒤 지방자치단체ㆍ민간에 매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환경오염 치유비용의 규모에 대해 "실시설계가 끝나지 않았고 이달 말 청문회를 갖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보고할 예정이기 때문에 밝히기 곤란하다"면서도 "1,000억원은 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미군이 사용하다 반환된 기지의 오염을 치유하는 데 우리 국민의 혈세 수백억원이 투입될 전망이다.
이번에 반환받은 9개 미군기지(캠프)는 춘천 1곳(페이지), 의정부 4곳(시어즈ㆍ에셰욘ㆍ카일ㆍ폴링워터), 파주 2곳(에드워드ㆍ게리오웬), 서울 1곳(그레이)와 매향리사격장 등 781만4,300여 평이다. 하지만 바다가 포함된 매향리사격장 661만여 평을 뺀 실질반환면적은 115만3,000여 평이다.
그러나 미국측은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과 환경보호양해각서 등에 반환기지 환경오염 치유기준 및 확인절차가 명문화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한국 정부의 치유상태 확인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측은 자체 기준에 따라 의정부 3곳, 춘천ㆍ파주 각 1곳 등 5개 캠프만 바이오 슬러핑(Bioslurpingㆍ오염된 지하수와 부유물질ㆍ탄화수소 증기 등 오염원을 원위치에서 복원하는 것) 처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국방부는 해당 부지 개발에 관심이 큰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의해 반환부지 관리계획을 수립, 내년 6월 이전에 국회에 보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