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8ㆍ31 부동산 종합대책을 내놓은 지 1년이 지났다. 때맞춰 건설교통부는 올해 상반기에 거래된 12만9,000건의 아파트 실거래가 내역을 25일부터 공개한다. 거래 내역을 살펴본 결과 전체적으로 지난 6개월 동안 집값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강남 3구의 경우 지난 6월 평당 가격은 3월에 비해 14.4%, 300만원 가량 하락한 1,927만원으로 나타났다. 5개 신도시도 16.5%가 떨어진 평당 935만원에 거래됐으며 서울 강북 14개구는 평당 21만원이 떨어진 851만원, 6대 광역시는 평당 6만원이 하락한 399만원이었다. 올해만 봐서는 부동산시장이 안정을 찾은 셈이다. 하지만 서울 강남지역의 경우 지난해 8ㆍ31대책이 나오기 전 8개월 동안 12.7%의 상승률을 보인데 이어 지난 1년 동안 도리어 14.1%나 값이 올라 부동산 안정대책이 별로 먹혀들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부동산시장은 올해 3ㆍ30 대책이 나온 이후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으며 양극화 현상이 이미 고착됐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최근 ‘버블 세븐’과 ‘마이너스 프리미엄’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는 것도 이를 뒷받침 한다.
정부는 실거래가 공개를 통해 호가 중심의 가격왜곡현상을 바로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이는 일정부분 시장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부동산시장이 과연 지속적인 안정을 찾을 수 있을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당장은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강력한 조치와 내년부터 시행되는 1가구2주택 양도세 중과 등의 영향을 받겠지만 공급부족이 계속되는 일부 지역에서는 도리어 값이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현재 부동산시장 동향이 높은 양도소득세 등의 영향으로 거래 자체가 부진한 가운데 나온 것인 만큼 정부는 실거래가 공개의 작은 효과에 만족해서는 안될 것이다.
정부는 거래세 인하에 이어 1가구1주택 보유자에 대한 양도세 완화와 고가주택의 기준상향 등 꾸준히 보완책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 또한 앞으로 부동산 시장에서의 당면 과제는 양극화 해소에 있음을 잊지 말고 규제 자체를 지역별로 세분화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실거래가 신고와 공개가 자리잡으면 정확한 가격변동 추이를 파악할 수 있는 만큼 맞춤형 대책을 실현하는데도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