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유 51.02弗 초강세, 산업계 비상
관련기사
두바이유 51弗 넘어 '사상 최고치' 갱신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80%를 차지하는 중동산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51.02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초강세를 보이고 있어 내수침체, 환율하락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에 또다른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15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6일과 10일 각각 배럴당 50.01달러, 50.08달러로 심리적 마지노선인 50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14일 배럴당 51.02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두바이 초강세 원인과 전망 = 두바이유는 연간평균이 지난 2003년 배럴당 26.79달러, 2004년 33.64달러에서 올들어 43.74달러에 이르렀다. 올해 두바이 평균 가격은 지난 해에 비해 배럴당 10달러나 오른 셈이다.
이달 들어서는 평균 가격이 배럴당 49.44달러의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두바이유 초강세는 휘발유 성수기, 중간유분 재고 부족, 하반기 석유수요 증가 예상 등의 불안요인으로 인한 국제유가의 전반적인 강세와 맥을 같이하고 있다.
여기다 최근 나타나고 있는 아시아 지역의 원유수요 증가, 석유제품 재고 감소 등이 두바이유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국제유가 전문가들은 "현재 두바이유 가격은 WTI나 브렌트유에 비해 상대적으로높은 편"이라며 "그러나 인하 요인이 별로 없어 당분간 큰폭으로 떨어지기는 어려울것"이라고 전망했다.
석유수출기구(OPEC)가 15일 석유장관회담에서 1일 50만배럴 정도의 증산을 결의한다고 해도 유가가 떨어질 가능성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석유수요가 전반적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원유 정제시설의 한계로 인해 석유 공급 여력이 많지 않은 것도 지난해부터 지속되고 있는 고유가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현재의 석유 공급 여력은 사우디아라비아가 보유중인 1일 100만배럴 정도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두바이를 포함한 국제유가가 당분간 큰폭의 하락 없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산업계 고유가 '비상' = 자동차업계는 고유가가 제조원가 인상과 내수 및 수출 감소 등으로 이어질 우려가 커짐에 따라 대책을 마련중이다.
현대차는 부문별로 연초 업무계획에 원가 및 예산 절감방안을 포함시켜 시행중이다. 현대차는 내수와 수출 물량을 효율적으로 배분, 고유가에 따른 판매 감소를최소화하고, 장기적인 시장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고효율, 친환경 제품 개발을 검토중이다.
해운업계는 고유가가 지속되면 운송연료인 벙커-C유 인상으로 인한 운임인상 요인이 발생하기 때문에 유가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또 유가 상승세가 장기화될 경우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해운 물동량 자체가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조선업계 역시 유가가 오르면 중동국가를 중심으로 석유시추에 필요한 해양플랜트와 석유운반선 등의 발주가 많아져 호재로 작용하지만 고유가 추세가 장기화되면세계적 경기침체로 선박 발주가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다른 업종에 비해 유류 사용량이 많지 않아 고유가의 직접적인 영향은 받지 않지만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철강 수요 감소가 우려됨에 따라 유가 동향을예의주시하고 있다.
유가와 직접적인 연관이 별로 없는 전자업계는 주로 각 사업장별로 에너지 절약을 통해 고유가시대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각 사汰恙【?퇴근시 전등 끄기, 컴퓨터 절전모드 설정, 절전 진단활동 등을 통해 에너지 절약에 주력하고 있다.
LG전자는 냉장고, 세탁기 등에 합성수지 재료가 사용됨에 따라 유가가 10달러인상되면 원재료 가격이 4∼5% 인상되고 결국 완제품 원가의 1∼2% 정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했다.
유통업체들도 에너지 절약 운동에 나섰다. 신세계백화점은 하절기를 맞아 사무실과 매장의 냉방 온도를 2-3℃ 높였으며 이마트는 점등 시간과 무빙워크 가동 시간을 최대한 줄였다. 롯데마트는 유가 급등에 따른 단계별 대처 방안을 각 점포에 전달, 시행하고 있다.
식품업계도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포장재로 쓰이는 석유화학제품 가격 상승에따른 원가 부담과 함께 라면, 과자 등 부피가 큰 제품의 경우 물류비 부담이 가중될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항공업계는 최근의 유가급등으로 연간 항공유 부담이 급속히 늘어나자 비수익 노선 폐지 및 감축, 항공기 경제운항 등 비상경영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중이나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한 뾰족한 ┚??없어 발을 구르고 있다.
항공업계는 연료비 비중이 매출원가의 20% 가까이 차지하며 대한항공의 경우 유가가 1달러 오르면 연간 비용부담은 2천800만달러가 늘어나고 아시아나항공도 150억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한다.
이미 유가 상승에 따라 국제 노선에 유류할증료를 덧붙여 받고 있는 항공사들은"연초에 유가전망을 45-48달러로 예측했는데 이렇게 오르면 대책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며 난감해하고 있다.
고유가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업종에 속하는 화섬업계는 벤젠 등 석유화학제품의 수급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원자재 구매선 다양화, 에너지절감 시스템 도입 등의 대응책을 추진중이다.
◆국내 경제 부담과 대책 = 고유가는 실물경제 전반에 비용상승을 가져와 그렇지 않아도 경기침체에 빠져 있는 국내 경제의 회복을 저해할 우려가 크다.
통상 연평균 원유가격이 전년대비 5% 포인트 오르면 경제성장률은 0.2% 포인트둔화되고 소비자 물가지수는 0.2-0.4%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고유가가 국민경제에 주는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에너지원 다원화 정책,에너지이용 효율화 등 장기 대책을 시행중이나 에너지절감 외 뾰족한 단기 수단은갖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그나마 고유가를 버틸 수 있게 하는 힘은 지난해 이후 10% 이상 상승한 원화 가치의 강세라고 할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현경숙기자
입력시간 : 2005/06/15 1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