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권 또 낙하산인사?

주요 은행들이 주총을 앞두고 금융당국의 임원이나 간부를 지낸 인사들을 감사나 임원으로 잇따라 영입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매년 은행권 주총 시즌만 되면 제기돼 왔던 `낙하산 인사` 논란이 올해도 어김 없이 불거지고 있다. 10일 금융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 9일 올해 임기가 끝나는 장광용 감사의 후임으로 이순철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를 후보로 추천해 오는 26일 열리는 정기주총에서 선임한다. 이 부원장보는 한국은행 출신으로 은행감독원 부국장과 금감원 감독 및 검사총괄 담당 부원장보를 지냈다. 그는 지난 2002년에도 국민은행 감사로 내정됐으나 당시 국민은행측이 다른 인물과 함께 복수로 감사로 추천하자 이를 스스로 거절하는 `항명파동`을 일으키기도 했다. 신한은행도 이 날 올해 임기가 끝나는 문홍순 감사 후임으로 조재호 전 금감원 은행검사2국장을 추천했으며 조흥은행은 지난 8일 김상우 감사의 후임으로 유지홍 전 금감원 국제협력실장을 추천, 각각 오는 25일 주총에서 공식 선임한다. 또 국민은행은 지난 1일 신탁 및 기금관리 그룹을 담당하는 부행장으로 재정경제부 국세상임신판관 등을 지낸 강정영 국장을 영입했다. 이와 함께 사실상 은행의 공동관리를 받고 있는 LG카드도 당초 유력한 부사장 후보였던 이시영 전 국민은행 부행장이 중도에 탈락하고 금감원 국장출신인 이종호 LG증권 감사가 내정됐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최근 들어 주요 기관장 인사에서 공모제가 확산되는 등 인사관행에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지만 감사의 경우는 유독 예외가 되고 있다”며 “어차피 금융당국의 감사를 받아야 하는 처지라 해당기관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부담이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한편 이정재 금감위원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를 통해“금융감독기구에서 금융회사에 낙하산 형식으로 직원을 내려 보내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금융회사가 전문성을 위해 자체적으로 금융감독기구 인력을 뽑아 가는 것 까지 막을 수는 없다”고 말했었다. <이진우기자 ra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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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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