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아이토피아/8월호] "한국, 신기술 유행처럼 번져 IT강국 실감"

SKT 글로벌 인턴이 본 '한국의 모바일 세상'<대담><br>서비스 좋지만 요금 너무 비싸…제품사용법 좀 더 간편해져야<br>기업 국제경쟁력강화 위해 영어 구사능력 높일 필요

SK텔레콤이 최근 실시한 'SKT 글로벌 인터십'에 참여한 중국 출신의 염리리(왼쪽)씨, 베트남 출신의 호광정(가운데)씨, 프랑스에서 온 오지디아스 프레드(오른쪽)씨가 22일 SKT 본사 회의실에서 한국의 IT산업 및 서비스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SK텔레콤은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최근 국내 대학에서 공부하는 외국인 유학생 40명을 선발, 6주간에 걸쳐 ‘SKT 글로벌 인턴십’을 운영했다. 이들은 서로 다른 팀에 배치돼 외국어 강의는 물론 여러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중국 출신으로 중국 SKT 경영지원부문 재무팀에 배치됐던 염리리(23)씨, 베트남 출신으로 베트남 SKT 글로벌 기술추진실에서 일한 호광정(30)씨, 그리고 프랑스 SK 아카데미 EMD 센터에서 인턴 생활을 한 프랑스 출신의 오지디아스 프레드(28)씨 등 3명의 유학생들로부터 한국의 IT 산업 및 서비스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한국 IT 기업에 대한 이미지는. ▦프레드= 삼성전자, LG전자 등의 가전제품과 휴대폰으로 인해 유럽 사람들은 한국이 IT 분야에서 상당한 수준에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염= 중국에 있을 때 삼성전자의 MP3플레이어 ‘옙’과 휴대폰 ‘애니콜’을 알고 있었다. 중국에서는 모토로라와 삼성전자의 애니콜 인기가 높은데, 애니콜은 고가라서 쉽게 구입하기가 어려웠다. 모토로라 휴대폰의 경우 가격도 싸 각광을 받았다. -한국과 자국의 휴대폰 서비스를 비교한다면. 그리고 한국에서 무선인터넷을 사용한 적이 있나. ▦프레드= 프랑스 사람들은 휴대폰의 최신 모형에 집착하지 않는다. 카메라 폰에 대한 선호 역시 떨어진다. 휴대폰 가격은 한국이 더 저렴한 것 같다. 한국에 대해 흥미롭게 생각한 것은 새로운 기술을 유행처럼 추종한다는 것이다. 서비스도 매우 발달돼 있다. 하지만 유럽의 경우 인터넷을 하려면 휴대폰보다 컴퓨터(PC)를 이용한다. 작은 액정화면은 보기에 불편한 점이 많고 키보드도 없다. 실효성이 높지 않아 한국에서 무선인터넷을 사용한 적은 없다. ▦염= 무선인터넷을 사용하면 요금이 한 달에 5만원 가량 나온다. 처음에는 상당한 호기심이 있었지만 요금 부담 때문에 최근에는 사용하지 않는다. -지난 5월 미국 시장에 진출한 SKT의 힐리오에 대한 평가는. ▦프레드= 힐리오 서비스가 미국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국가간 문화 차이가 크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미국에서는 16세가 되면 운전을 시작한다. 게임 할 시간도 별로 없다. 한국의 라이프 스타일과 다르다. 하지만 한국은 10년 전에 생각도 못했던 휴대폰 선진국이 된 것처럼 유능한 사람이 많은 만큼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얼마 전 한국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와이브로와 HSDPA를 아는가. ▦호= 직접 사용해본 적은 없지만 들어서 알고 있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장시간 있을 때는 좋을 것 같다. 하지만 휴대폰으로 복잡한 작업을 할 수 없다는 점은 불편하다. ▦프레드= 학생 신분이라서 사용하기에 요금이 부담스럽다. 돈이 있다면 사용해 보고 싶다. 하지만 인터넷을 휴대폰으로 하는 것은 불편하다. 유럽인들의 경우 인식이 쉽게 변하지 않는 것 같다. -‘IT 강국’으로 불리는 한국의 취약점을 찾는다면. ▦염= 개인적으로 휴대폰과 게임에 관심이 많은데 휴대폰을 사용할 때 한국 제품은 번거롭거나 사용 방법이 너무 어려운 것 같다. 계속 사용하던 사람들은 쉽게 적응하지만 처음 접하는 사람은 어려움을 겪는다. 사용방법을 좀더 간편하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프레드= 한국이 IT 강국이라는 것은 맞는 말이다. 신기술에 대해 적극적인 태도를 갖고 있고, 신제품이 나오면 많은 소비자들이 구매를 할 만큼 시장도 크다. 프랑스는 한국과 문화가 조금 다르다. 프랑스에는 PC방이 없고 이메일 같은 것은 나중에 확인해도 된다는 사고를 갖고 있다. IT 수요가 다른 셈이다. 한가지 더 말한다면 한국 사람들은 온라인에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 같다. -6주간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호= 4개국 6명이 팀을 이루게 돼 언어 소통이 큰 문제였다. 그래서 처음에는 팀 워크를 맞추는 게 힘들었지만 갈수록 좋아졌다. 나중에는 회사에 기여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게 됐다. ▦염= 아나운서와 함께 진행했던 사내 방송이 기억에 남는다. 처음에는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돼 오해도 생겼지만 동료들이 도와줘 문화적 차이를 극복할 수 있었다. -한국 기업이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가장 중점적으로 해결해야 할 점은. ▦호= 우선 영어구사 능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 SKT 직원들은 다들 영어구사 능력이 뛰어나다. 하지만 문화적인 차이 때문인지 가까이서 대화하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자신감 부족으로 인해 할 수 있으면서도 못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 - 6주간 활동한 SKT 인턴십에 대해서는. ▦호= SKT의 의지가 대단한 것 같다. 인턴들과 직원들의 융화를 위해 모두가 노력을 많이 했다. 팀원 중 나 하나만 외국인 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영어로 대화를 했다. 프로그램 역시 좋았다. ▦염= SKT 브랜드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번 인턴 경험을 통해 한국 통신서비스 사업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알게 됐다. 염리리:서울대 언론정보학과 3학년, 호광정:정보통신대학원(ITU) 박사과정, 오지디아스 프레드:서울대 국제대학원 석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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