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오바마 집권 2기 첫 아시아 순방… 안보동맹 강화로 중국 압박 성과

韓·日·比 역내 동맹국과 협력… 中 견제 최소 '가드레일' 설치

기대 모았던 TPP는 성과 없어 "정책적 좌절 겪었다" 혹평도


지난 일주일간 진행됐던 집권 2기 첫 아시아 방문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역내 안보동맹을 공고히 하는 데 집중함으로써 중국 견제를 위한 최소한의 '가드레일'을 설치하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경제 분야의 최대 의제였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관련해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한 점이 숙제로 남은 가운데 미국은 농산물 개방을 주저하는 일본을 향해 "TPP에서 뺄 수도 있다"며 으름장을 놓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이하 현지시간) 사설에서 "(오바마의 이번 아시아 방문은) 중국 지도자들의 제국주의적 행동이 지역 내에서 역풍에 직면했음을 보여줬다"며 "환태평양 지역 국가들은 중국에 대한 아첨 대신 미국과의 군사적 관계를 강화하는 길을 선택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23일 일본을 시작으로 한국·말레이시아를 거쳐 29일 필리핀에서 마무리된 이번 순방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WSJ의 평가에서 보듯이 역내 동맹국과 미국 간 안보동맹 강화다.


필리핀에서는 현지 군사기지의 접근 및 사용을 보장받는 협정을 체결해 22년 만에 미국이 필리핀에 복귀하는 발판이 마련됐다. 미일 정상회담에서는 일본의 집단자위권 추진을 인정하는 한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서의 중일 갈등과 관련해서도 미일 안보조약을 적용하겠다고 약속했다. 한미 정상 간 만남에서는 내년 말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일정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아시아 역내안보 불안과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이 확실히 지원사격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는 이 지역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극대화하려는 중국을 견제·포위할 수 있도록 하는 미국 주도의 안보협력 메커니즘이 강화된 것으로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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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이를 냉전시기 대소련 봉쇄정책과 비교하면서 미국이 중국을 어느 정도 압박하는 데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마이클 그린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 연구원은 이날 워싱턴DC 한미경제연구소(KEI)에서 열린 세미나에 참석해 "(이번 아시아 순방의 협력 강화는) 미국은 중국이 주변국을 위협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중국을 봉쇄하는 것까지는 아니라도 일정한 선을 넘지 못하도록 가드레일을 놓았다"고 평가했다.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이번 아시아 순방과 관련해 "오바마의 '피봇 투 아시아' 전략이 착시 혹은 신화에 불과하다는 비판은 틀렸다"며 "아시아 재균형 전략은 실제로 진행되고 있으며 오바마가 이를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경제 분야의 최대 관심거리였던 일본과의 TPP 협상은 이틀간에 걸친 마라톤 협상에서도 합의점을 찾는 데 실패했고 말레이시아와의 TPP 협상도 이렇다 할 진전을 이뤄내지 못하면서 "정책적 좌절을 겪었다"는 혹평을 들었다.

이와 관련, 톰 빌색 미 농무장관은 블룸버그통신을 통해 "일본이 시장접근의 권한을 주지 않고 주려고도 하지 않는다면 결국 일본을 빼고 TPP를 마무리하는 게 대안"이라고 말했다. 농산물 시장 개방 문제 때문에 TTP 체결을 망설이는 일본을 강하게 압박하는 한편 일본이 끝내 걸림돌로 작용할 경우 TPP 대상에서 뺄 수도 있다는 의사를 피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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