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메리 헤지펀드!


오디션ㆍ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올해 방송가의 대표 상품으로 꼽히고 있다. 브라운관 속에서 벌어지는 경연에 환호하는 시청자들은 아마추어들의 경쟁뿐 아니라 '불후의 명곡' '나는 가수다'와 같은 프로들의 경쟁에 더 열광한다. 생존과 탈락의 기로에 선 프로들의 서바이벌에 대한 갈망을 보면서 손에 땀을 쥐곤 한다. 금융투자시장에서도 이런 서바이벌 게임이 쉬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 한국 금융을 선진화해 글로벌 무한 경쟁에서 강자가 되기 위한 야심 찬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다. 그중 하나가 새롭게 출범하는 헤지펀드다. 2009년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적격투자대상 사모펀드' 제도가 도입된 후 오랜 기간 산고 끝에 이제 한국형 헤지펀드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자본시장에 새로운 참여자로 등장한 헤지펀드는 투자자에게 대안 투자의 기회를 줘 시장의 유동성을 증대시키고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시장의 쏠림 현상과 불공정거래 가능성에 대한 걱정의 소리도 들린다. 헤지펀드가 매수ㆍ매도(롱쇼트ㆍlong & short)의 양방향 전략을 통해 시장의 쏠림 현상을 완화하고 리스크를 효율적으로 분산한다고 하지만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보듯이 급격한 쏠림 현상으로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또 헤지펀드의 설립과 등록, 운용에 대한 규제가 있기는 하지만 시장의 질서를 교란하는 행위가 생길 여지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외국에서는 헤지펀드의 내부자거래와 주가 조작 등 부정거래 사례가 적잖게 보도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일부 기관투자가의 담당자들이 주가연계증권(ELS) 기초자산에 대해 종가에 관여하거나 시세를 조정해 펀드 수익률을 조작하려는 꼼수를 부리다 발각된 사례도 있었다. 시장감시위원회는 앞으로 시장감시 기법을 고도화해 헤지펀드의 매매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려 한다. 오디션ㆍ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시청자들은 프로들의 보이는 실력보다 결과를 만들어내는 과정에 더 감동한다. 우리는 오늘 출범하는 한국형 헤지펀드가 이런 감동을 보여주기를 바라고 있다. 한국형 헤지펀드가 공정과 신뢰를 바탕으로 시장에 튼튼히 뿌리내리고 더 나아가 해외시장에서 글로벌 강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런 기대가 멀지 않은 시일에 현실로 이뤄지기를 바라면서 '메리(Merry) 헤지펀드!'를 불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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