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강의노트] 반도체와 국내총생산

GDP의 6.2% 차지… IT침체로 경제 발목최근 반도체를 빼놓고서는 경기를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로 반도체경기가 국내경기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한때 국내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 오던 반도체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은 90년대 들어 컴퓨터, 인터넷 등의 급속한 보급에 따라 지속적인 고도성장을 구가해왔다. 특히 외환위기 직후인 98년에는 경제가 후퇴하는 과정에서도 반도체 산업은 오히려 47.9%나 성장하는 호황을 누렸다. 이러한 추세는 지난해 3ㆍ4분기까지 이어졌다. 95년에서 2000년까지 국내총생산은 연평균 4.8% 성장에 그쳤는데 반해 반도체 산업은 연평균 38.9%의 높은 성장을 이룩했다. 그 결과 반도체산업이 국내총생산(실질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95년의 1.5%에서 지난해에는 6.2%로 크게 높아졌으며 경제성장을 주도한 핵심부문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지난해 3ㆍ4분기 이후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정보통신산업 경기가 급격히 냉각돼 반도체 수출이 부진하게 됨에 따라 성장률이 크게 둔화되기 시작하더니 올 2ㆍ4분기에는 마이너스 성장으로 반전됐다. 이에 따라 GDP 성장률도 올 2ㆍ4분기에 2.7%로 크게 낮아져 반도체 산업이 국내총생산 성장률을 오히려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반도체 산업은 타 산업에 비해 국내의 생산이나 고용에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낮아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지표경기인 GDP 성장률만큼 나빠지지 않는다. 올 2ㆍ4분기중 반도체 산업을 제외한 여타 제조업의 생산은 전분기의 1.4% 감소에서 2.7% 증가로, 반도체 산업을 제외한 국내총생산도 전분기의 1.9% 성장에서 2.9% 성장으로 성장세가 오히려 확대됐다. 결국 반도체 산업의 부진으로 야기된 GDP 성장률의 급락이 바로 국민들의 체감경기 부진으로 나타나지는 않지만 국내의 전반적인 경기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산업이 국내총생산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를 반드시 파악하여 이를 감안할 필요가 있다. 안의식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