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다시 적립식이다


이영철 한국투자신탁운용 리테일영업부 팀장 역사는 반복되어 왔고 그 속에서 사람들은 교훈을 얻는다. 너무 당연한 얘기지만 누구나 역사를 통해 배우는 것은 아니다. 최근의 상황은 2008년 금융위기와 매우 유사점이 많다. 대내외의 여러 경고에도 꺾이지 않았던 주가와 단기적인 급락에 따른 투자자들의 혼돈이 그것이다. 최근 개인투자자들, 특히 펀드투자자들은 길게는 지난 몇 년간의 수익이 사라진 경우도 있고, 수익률이 좋다고 해서 고민 끝에 가입했는데 한 달만에 10%가 넘는 손실을 보고 깜작 놀란 경우도 있을 것이다. 금융위기 때의 교훈을 꼭 기억해야 할 것이다 바로 ‘적립식투자’다. 누구든 상승과 하락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거치식 투자로 큰 돈을 벌 수가 있다. 성공적인 거치식 투자를 위해서는 투자시점 판단을 잘해야 한다. 그런데 시점의 판단이 쉽지 않다는 게 문제다. 지나고 나서 보면 주가의 저점, 고점에 대해 쉽게 얘기하지만, 최근의 상황에서 누가 자신 있는 예측을 할 수 있겠는가. 적립식투자는 어려운 투자시점 예측이 필요 없는 투자방법이다. 정기적으로 일정금액으로 분할 매수했다가 평균매입단가보다 높은 시점에 환매하면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방법이다. 현 시점이 저점이 맞다면 적립식보다는 거치식투자가 더욱 좋은 수익률을 낼 것이다. 하지만 방향성을 찾지 못하거나, 저점을 알 수 없다면 적립식으로 차근차근 투자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실례를 살펴보면 ‘한국투자 삼성그룹적립식 펀드2 (C1)’를 각각 거치식과 적립식으로 투자할 경우 금융위기로 주가가 1,000선이 깨지고 난 후 시점인 2008년11월1일부터 2011월8월1일까지의 수익률은 거치식 107.4%, 적립식 36.4%로 거치식이 우수했다. 하지만 주가가 처음으로 2,000선을 돌파한 2007년11월1일부터 2011월8월1일까지의 성과는 적립식 41.2%, 거치식 30.1%으로 적립식의 성과가 우수했다. 거치식투자는 가입한 시점보다 높은 주가수준일 때만 수익이 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적립식의 경우 꾸준히 평균매입가격을 하락시킬 수 있다. 때문에 가입시점보다 주가가 높지 않더라도 수익이 나는 구간이 거치식보다 훨씬 많아져 이익이 난 후 환매할 수 있는 ‘승률’이 높다. 적립식 투자시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최근 같은 급락장에 납입을 중지하는 일이다. 같은 금액으로 싼 가격에 많은 주식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버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한 적립식 투자자라면 최근 같은 급등락장을 오히려 즐길 수 있지 않을까. 너무 쉽고 당연해서 자칫 잊었을 수 있는 ‘적립식투자의 효과’를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시점이 바로 요즘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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