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전자단기사채, 기업 단기자금 조달창구 자리매김

도입 1년만에 발행액 58조

CP시장 10% 이상 대체


15일로 도입 1년이 되는 전자단기사채(전단채) 발행액이 58조원에 이르면서 기업들의 단기 자금조달 창구로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도입 1년 만에 기존 기업어음(CP) 시장의 10% 이상을 대체하면서 전단채를 이용하는 기업이 늘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전단채는 지난해 1월 한국증권금융이 처음 발행한 후 12월 말 현재 총 58조1,099억원어치가 발행됐다. 지난해 CP 발행 금액이 약 450조5,951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13.6%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전단채가 CP의 대체재로 부상하고 있다.


전단채는 기존 CP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지난해 1월 도입됐다. 종이 실물로 발행·유통되는 CP는 중간에 분실 위험도 있고 투자자들에게 충분히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 단점이 있다. 이에 따라 금융 당국이 전자시스템을 통해 발행·유통되고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는 전단채 시장을 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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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단채 발행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은 CP보다 물리적 제약이 덜하기 때문이다. 박종진 한국예탁결제원 팀장은 "기업이 실물 CP를 발행하면 주로 기업이 있는 지역의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발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전단채는 전자시스템을 통해 발행되기 때문에 거리 제약 없이 다양한 금융기관과 접촉 가능하다"며 "이 과정에서 협상을 통해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가능성이 높아 기업들의 관심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 당국의 CP 규제도 한몫했다. 금융 당국은 지난해 5월부터 만기가 1년 이상이거나 투자자가 50인 이상인 CP를 발행할 경우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도록 의무화했다. 반면 전단채는 만기가 90일 미만일 경우 증권신고서 제출이 면제된다. 미리 이사회를 통해 차입 한도만 설정해놓으면 자금 사정이 급한 기업이 단기 자금을 조달하기에 편리하다.

최근 1년간 전단채를 많이 이용한 기업은 주로 백화점·대형마트를 보유한 유통업체였다. 주로 카드로 결제하는 백화점이나 유통업체는 현금이 일시적으로 부족할 수 있기 때문에 전단채를 적극 이용한 것이다. 금융 당국의 콜머니 차입 규제로 단기 자금조달 창구가 줄어든 증권사들은 물론 지방이전 때문에 수도권 금융기관과 접촉 가능성이 줄어든 공기업들도 전단채 발행을 적극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국주택공사는 공기업으로는 처음으로 1,100억원의 전단채를 발행했다.

박 팀장은 "전자단기사채가 지난 1년 동안 CP 시장의 10% 이상을 대체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CP 대비 장점이 많은 만큼 시장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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