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동국제강, 인사시스템 확 바꾼다

장세주회장 "수년내 30·40대중 CEO후보 탄생"<BR>50년 유지 '연공서열 인사관행' 파괴나서 "눈길"<BR>"호랑이 같이 고독한 인물이라면 결국 중용되지 못할것"

동국제강은 일본의 철강업체인 JEF홀딩스와 쇳물처럼 끈끈한 우호관계를 유지해 업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수도 후미오(왼쪽) JFE홀딩스 사장이 장세주 동 국제강 회장과 함께 고 장상태 선대 회장의 선영을 찾아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향후 수년 내에 30대 초반의 대리급이나 40대의 간부사원중 미래의 최고경영자(CEO) 후보자들이 탄생할 것입니다.”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경주에서 열린 동국제강그룹의 ‘DK경영전략 세미나’에서 장세주 동국제강그룹 회장은 “외부의 환경변화를 충분히 수용하고 급변하는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는 체질을 갖춰야 한다”며 이렇게 인사제도의 대대적인 혁신을 예고했다. 장 회장은 한발 나아가 “그룹은 그동안 연공서열 방식을 통한 인사를 실시했지만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인사제도에 대한 손질이 불가피하다”고 선언해 임직원들을 바짝 긴장하게 만들었다. 장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동국제강이 지난 54년에 설립된 이후 만 50년 동안 유지해온 인사 관행을 과감히 파괴하겠다는 것으로 그룹 안팎에선 적지않은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장 회장의 이날 발언도 전통적인 굴뚝산업이자 보수경영의 대명사인 동국제강그룹을 확 뜯어고치겠다는 또다른 의지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근 정보기술(IT)사업에 뛰어든 데 이어 경영혁신의 깃발을 높이 치켜들면서 해묵은 인사시스템까지 확 뜯어고치겠다며 과감한 메스를 들이대고 있는 셈이다. 장 회장의 이날 선언은 결국 인사의 원칙을 연공서열 방식이 아닌 능력과 자질에 맞춰 그룹의 과감한 변신을 이끌어내겠다는 복안을 드러낸 것이다. 그룹의 변화와 성장을 일궈내자면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나와도 인재가 없다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게 장 회장의 한결 같은 믿음이기 때문이다. 동국제강은 이 같은 맥락에서 현재 진행중인 해외 인재풀 제도를 확대 개편하고 그룹 연수원을 신축하는 등의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중이다. 장 회장은 또 간부사원을 향해 인적자원과 능력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리더십도 강조했다. 그는 “숲속의 영도자인 호랑이는 맹목적인 숭배와 존경을 받지만 단점을 지적해 줄 진정한 친구가 없다”고 비유한 뒤 “부하직원에게 호랑이와 같은 인물이라면 호랑이의 고독에 휩싸여 결국 중용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 회장은 금리인상 기조 등 경영 환경의 변화에도 고객사에 대한 이해와 감동경영을 다시한번 주문했다. 일본의 수도 후미오 JFE홀딩스 사장이 지난 10월 한국을 방문해 고 장상태 회장의 묘소를 찾아 추도한 것도 고객사인 동국제강그룹의 경영철학까지 이해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장 회장은 “수도 사장은 고객의 철학을 소화한 뒤 이를 감동시킬 줄 아는 지혜를 보여줬다”며 “고객을 감동시키고 나면 그 대가로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한 임원은 “장 회장은 임직원을 대상으로 연간 한차례만 경영계획 을 설명하고 임직원의 분발을 당부한다”면서 “이날 강연은 대변신을 추진하는 동국제강그룹에 필요한 인재 육성과 혁신에 맞춰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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