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상봉 의미·과제1회성 아닌 정례화 첫발...생사·소재확인등 절실
100명씩의 남북 이산가족이 50년 넘게 가슴속에 묻어 둔 가족들과의 애절한 상봉을 뒤로 하고 18일 귀환했다. 이들이 3박4일간 6차례 가량 가족들과 켜켜히 쌓인 한을 달래는 모습은 1,000만 이산가족과 7,000만 겨레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이번 이산가족상봉이 남긴 의미와 과제를 간추린다.
◇상봉 정례화 시발= 이번 8·15 교환방문은 남북한의 화해와 협력시대를 극적으로 상징하는 「눈물젖은 축제」였다. 특히 앞으로 이산가족 교환방문이 정례화되는 시발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아울러 정상회담 이후 쌓이고 있는 남북간의 신뢰와 화해·협력의 대장정을 촉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남북은 지난 85년 사상 처음으로 50명씩의 이산가족 교환방문을 했으나 신뢰 구축이 안된 상태로 정권안보 차원에서 추진, 1회성 행사로 끝나고 말았다.
그나마 냉전체제하에서 헤어진 가족들이 불이익을 우려해 신분노출을 꺼리면서 남측 방문단은 35명, 남으로 온 북측 방문단은 30명만이 각각 41명과 51명의 가족을 잠깐 만나는데 그쳤다.
그러나 이번 8·15 상봉은 85년과 달리 1회성 행사로 끝나지 않고 남북관계의 일대 도약을 위한 「화해의식」으로 자리매김됐다.
◇이산가족 해법찾아= 남북은 이달 29일부터 평양에서 열리는 제2차 장관급회담과 9월2일 62명의 비전향 장기수 송환 즉시 개최되는 적십자회담에서 이산가족 교환방문과 면회소 설치방안 등을 집중 논의한다.
정부는 현재 9월12일 추석을 전후해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며, 앞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은 9,10월에도 상봉하고 내년에는 집에까지 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추석에는 성묘를 하는 것이 겨레의 전통인만큼 추석 교환방문단은 직접 고향까지 가게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에 앞서 남북은 7월 말 1차 장관급회담에서 남한에 고향을 둔 조총련 동포들의 고향 방문을 허용키로 합의한 바 있다.
◇남은 숙제=이번 8·15 교환방문시 수많은 실향민들이 행사장 주변을 돌며 발을 동동 굴러야 했던 만큼 이산가족 상봉규모 확대와 면회소 조기설치가 시급하다.
특히 남북한 이산가족(남한만 767만명·이산가족 1세대는 123만명)들이 서로 생사와 소재를 확인하고 연락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편지교환과 전화통화가 안돼 85년 첫 상봉단의 경우 헤어진 가족과 아직까지 현재까지 연락하는 경우가 드물다.
한편 이번 교환방문의 경우 상봉자가 매회 5명으로 제한되고, 가족들과 하룻밤도 같이 지내지 못했으며, 고향에도 가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또 호텔 등에 머무르다보니 남측에서 들인 비용만 30억원에 달해 앞으로는 단촐한 고향방문을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고광본기자KBGO@SED.CO.KR
입력시간 2000/08/18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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