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신뢰지수 97.6… 지난달보다 14% 하락9.11 테러 참사 이후 미국인들의 소비활동이 급격히 냉각되면서 미국의 경기침체를 가속화하고, 회복을 더디게 할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해말 이후 경기 둔화가 기업의 투자 위축으로 시작됐지만, 테러 사건 이후엔 소비 급랭으로 인해 본격적인 경기침체 국면에 돌입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뉴욕 소재 민간연구기관인 컨퍼런스보드는 25일 9월 소비자신뢰지수가 97.6으로 전달의 114보다 14.3%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소비자 신뢰지수가 이처럼 큰 폭으로 하락하기는 지난 90년 8월 쿠웨이트의 이라크 침공때 18% 하락한 이래 처음이다.
그러나 이 지수는 1일부터 21일까지 5,000개 미국인 가정을 대상으로 조사됐기 때문에 참사 이전의 조사분이 절반가량 포함돼 있다.
투자은행인 살로만 스미스바니는 미국 심장부가 공격을 받아 많은 희생자가 났기 때문에 걸프전때보다 더 큰 폭의 지수 하락을 예상, 43% 급락한 65 포인트를 예상했었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2에 달하고, 투자는 18%를 차지한다.
따라서 미국 경제는 지금까지 투자 거품이 붕괴되는 과정에서 느린 속도로 가라앉았지만, 앞으로는 소비 급랭으로 경기 침체가 급속히 다가올 가능성이 있다.
자동차ㆍ가전제품등 목돈이 들어가는 제품의 소비는 더 빠른 속도로 위축되고 있다.
메릴린치 증권의 자동차 애널리스트 존 캐세사는 테러 참사 이후 자동차 판매가 23% 감소, 판매대수(연율)가 1,340만대로 자동차업계의 손익분기점(1,500만대)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최대 자동차메이커인 제너럴모터스(GM)는 판매 감소에 따라 캐나다의 공장 하나를 폐쇄한다고 발표, 이 같은 전망을 뒷바침했다.
또 올여름까지 달아올랐던 부동산 시장도 위축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테러 사건 이후 많은 기업들이 대량의 실업자를 쏟아내는 바람에 "직장이 없으면, 집도 없다"는 시장 원리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부동산협회는 지난 8월 기존주택 매매건수가 전월대비 5.8% 상승, 부동산 시장이 여전히 호황을 지속하고 있다고 발표하면서, 9월에는 매매 열기가 가라앉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뉴욕=김인영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