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병원은 날로 심각해지는 아동정신장애의 하나인 '인터넷중독'을 극복하기 위한 ‘디지털리더캠프’를 지난 10일부터 2박3일간 강원도 평창의 국립평창청소년수련원에서 가졌다. 자원봉사자로 참가한 허준영(한양의대 본과 2년ㆍ사진)씨의 캠프 참가기를 통해 아동정신 장애 극복 방법을 모색해봤다. “여기 컴퓨터 진짜 없어요? 컴퓨터 게임하고 싶어요. 거기 어딘가에 PC방이 있을 거야” 한준수(중1ㆍ가명)군은 캠프로 출발하는 버스에서부터 컴퓨터를 찾는다. 한 군은 하루에 적어도 12시간은 컴퓨터를 해야 한다고 했다. 온라임게임인 '메이플스토리'의 레벨을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한군은 "지금 레벨이 전국 5위인데 2박3일 동안 컴퓨터 안 하면 등수가 많이 내려가는데 짜증나요"라며 불만을 터트린다. 조재민(중3ㆍ가명)군 역시 지금 이 캠프에 왜 왔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캠프에 안가면 컴퓨터를 버린다는 엄마의 말에 어쩔 수 없이 참석하게 됐다는 조군은 "게임을 통해 돈을 잘 벌고 있다"고 자랑한다. 인터넷에 빠져 친구를 사귈 능력이 없는 학생들이기 때문에 캠프는 조별로 진행되어 친구 사귀는 것을 도와주었다. 한 조는 참가학생과 자원봉사자, 심리사, 정신과 의사 등 6-7명으로 이루어졌다. 첫날 오후에는 ‘반갑다 친구야’ 시간을 통해 조원들이 서로 친해질 수 있었다. 간단한 실내게임을 통해 서로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풀기도 하고 하면서 서로의 관심사 등을 알 수 있었다. 밤에는 조별로 즉석에서 심리극을 창작해서 발표했다.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데 학생들이 솔직하게 느낌과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둘째 날 오전에는 자신에게 칭찬할 것을 30가지 적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부모님을 생각하며 부모님께 감사 드리는 목록도 적었다. 배모(중3)군은 “너는 무엇이든 할 수 있어. 포기하지 마. 네가 꿈꾸는 대로 너는 그것을 이룰 수 있어. 넌 생각할 수 있고 또 실천할 수 있어”라고 적고는 눈물을 흘렸다. 자신이 지금까지 포기하고 좌절한 것이 후회스러운 모양이었다. 다른 학생들도 자신에게 이렇게 훌륭한 것이 많았는지 놀라는 눈치다. 이제는 주변의 친구들을 칭찬하고 격려하기 시작했다. 둘째 날 밤에는 캠프파이어를 통해 지금까지 학생들이 갖고 있었던 여러 불만이나 좌절을 불에 태우는 시간을 가졌다. 인터넷에 구속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컴퓨터를 스스로 주도적으로 사용하겠다는 학생들의 반성과 결단으로 캠프는 절정을 이루었다. 이것을 잊지 않겠다는 의미로 각자 자신의 부모님에게 엽서를 쓰며 다시 한번 의미를 되새겼다. 마지막 날 오전에는 조원들끼리 컴퓨터와 나, 아빠, 엄마가 되어 서로가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오늘날 인터넷 중독은 심각한 상황이고 분명 치료되어야 할 대상이다. 인터넷 중독이라는 해악을 인식하고 그것에 접근하려는 시도였다는 점에서 이번 캠프는 그 의미가 컸다. 또한 참석한 학생들의 행동변화도 기대보다 더욱 긍정적이다. 향후, 캠프에 참석한 학생들의 생활 변화를 추적조사 하며 가족단위로 캠프가 다시 열릴 예정이라고 한다. 앞으로 인터넷 중독치료에 새로운 장이 열리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