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대학 최고경영자과정 '불황 된서리'

CEO들 신청 적어… 정원 못채우기 일쑤


#1. 한양대 안산캠퍼스는 올해 산업경영디자인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AMPㆍAdvanced Management Program)에 50명을 모집했으나 45명을 채우는 데 그쳤다. 이 학교 최고경영자과정 등록자는 지난 2007년 63명에서 지난해 54명으로 줄어든 데 이어 올해 처음으로 인원을 채우지 못했다. #2. 오는 23일 입학식을 하는 충남대 경영대학원 AMP에는 5일 현재 30여명이 지원서를 냈다. 이 대학원은 입학식 때까지 지원을 받아보고 미달될 경우 개강 이후에도 계속 등록을 받을 계획이다. 최고경영자(CEO)들을 위한 교육과 사교의 장소로 각광 받던 대학 AMP로 향하는 CEO들의 발길이 줄면서 각 대학들은 수강생 모집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수강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 제조업체 CEO와 임원들이 경기침체 영향으로 수강을 포기한 탓이다. 상위권 대학은 사정이 그나마 낫고 중ㆍ하위권 대학이나 지방대는 모집정원을 근근이 채우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5일 전국의 주요 대학 경영대학원에 따르면 서울대ㆍ고려대ㆍ연세대 등 이른바 ‘SKY’ 대학은 지난 학기에 비해 경쟁률은 다소 줄었지만 등록자는 예년 수준을 유지했다. 서울대는 2.5대1의 경쟁률로 70명의 정원을 다 채웠다. 고려대는 이번 학기에는 지난 학기(80명)에 비해 다소 줄어든 66명만 뽑았다. 경쟁률은 2대1을 기록했다. 연세대는 지난해와 같은 56명이 등록을 마쳤다. KAIST도 38명이 등록,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들 대학의 AMP 한 학기 등록비는 1,000만원이 넘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강생들이 몰리는 것은 질 높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다 동문 풀(pool)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AMP의 수강생은 80% 이상이 동문들의 소개나 추천을 통해 지원한다. 무엇보다 인맥과 학벌을 중시하는 풍토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성균관대는 입학식이 열흘 가까이 남았지만 목표 인원인 50명을 아직 채우지 못했다. 중앙대는 현재 20여명만 등록한 상태며 한양대는 이번 학기에 35명 정도만 등록할 것으로 예상돼 당초 모집인원(50명 내외)을 크게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대학은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입학식 전까지 동문들을 총동원해 모집인원을 최대한 늘릴 계획이다. 수도권지역 대학과 지방대도 수강생 모집에 애를 먹기는 마찬가지다. 전남대와 경북대는 각각 43명과 44명이 등록, 예년과 비슷하지만 이들 대학의 AMP는 등록비가 200만~300만원으로 싼 편이다. 그나마 경영대학이 개설한 AM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비경영대학이 운영하는 최고위과정은 수강생이 부족해 일부 과정의 경우 수강생이 너무 적어 과정을 폐지하고 이미 받았던 등록비를 돌려준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익수 고려대 경영대학원 AMP 주임교수는 “비경영대학들이 경영대학을 벤치마킹해 최고위과정을 잇따라 개설했지만 강사진이나 원우회가 탄탄하지 않고 수강생들의 퀄리티도 낮아 CEO들이 AMP로 몰리면서 오히려 경쟁률이 높아졌다”면서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경쟁력 없는 최고위과정은 도태되거나 사라지고 경영대학의 AMP도 차별화하지 않으면 수강생 모집이 여의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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