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사 수업을 진행하면서 느끼게 되는 학생들의 가장 나쁜 습관은 무조건적인 암기이다. 학생들이 역사는 지루하고 어려운 과목이라고 생각하면서 개념이나 용어의 의미는 이해하려 하지 않고 무조건 외우겠다고 덤빈다.
사실 국사는 사회과 과목 중에서도 내용의 흐름을 조금만 이해하고 정확한 의미만 알면 어떤 과목보다도 흥미를 갖고 쉽게 공부할 수 있는 과목이다.
예를 들어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단원 중의 하나인 삼국의 문화, 그 중에서도 ‘고분’에 대한 부분을 생각해보자. 많은 학생들이 이 부분을 껄끄러워 하지만 고분의 의미를 이해한 학생들은 오히려 매우 흥미있어 한다.
고구려 고분양식인 ‘굴식돌방무덤’과 신라의 고분 양식인 ‘돌무지 덧널무덤’을 통해 고분에 대해 알아보자.
‘굴식돌방무덤’은 굴 안에 돌로 만든 방이 있는 무덤이란 뜻이다. 무덤 안에 방을 만들었으니 당연히 벽이 있을 것이고 벽에는 그림을 그릴 수 있으니 고구려 무덤 속에는 종종 벽화가 발견된다.
이에 반해 신라의 ‘돌무지 덧널무덤’은 관을 의미하는 ‘널’위에 돌을 덧씌운 무덤이란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러니 신라의 무덤에는 벽이 있을 수 없고 벽이 없으니 벽화 또한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위와 같은 특징으로 고구려 고분에는 방이 있으니 시체와 함께 많은 껴묻거리(시체와 함께 매장되는 다양한 유물들)가 함께 매장됐었겠지만 긴 세월 동안 방의 입구로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면서 유물을 훔쳐가게 돼 오늘 날 전해지는 유물이 적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쌍영총이나 무용총이다.
신라의 경우엔 널(관) 위에 돌을 무지하게 덧씌웠으니 벽화가 있을 수 없다. 방이 없으니 입구도 없어 대부분의 껴묻거리는 그대로 보존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신라의 유물들은 오늘날까지도 많은 수가 전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경주에 가면 꼭 방문하게 되는 천마총을 꼽을 수 있다.
이렇게 단어나 용어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내용을 암기하면 그 기억력이 오래 지속되고 암기하는 시간도 단축시킬 수 있다.
흔히 역사공부를 집을 짓는 과정에 비유하곤 한다. 집을 짓기 위해서는 먼저 기둥을 세우고 형태를 만든 후에 세부적인 공사에 들어간다. 마찬가지로 국사 공부도 흐름에 의한 틀을 먼저 잡은 후에 세세한 내용을 덧붙여 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장 좋은 공부방법이 다른 참고서보다도 교과서를 정독하는 것이다. 개정된 교과서는 예전 교과서와 달이 다양한 읽기 자료와 도움글이 있고 문화유적과 문화재등에 관한 그림자료도 풍부하게 실려 있기 때문에 교과서만 정독해도 꼭 알아야 할 우리 역사에 대해 익힐 수 있다.
또한 요즘은 딱딱하게 정리된 역사책 외에도 학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청소년을 위한 국사’ ‘청소년을 위한 세계사’ ‘한권으로 읽는 조선사’ 등 다양한 서적들이 나와 있는데 이런 책들도 국사 공부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