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업체 도메인관리 허술

인터넷 도메인(주소) 관련 신규 서비스들이 잇따라 나오면서 남의 상호ㆍ상표를 인터넷 상에서 선점하는 `사이버 스쿼팅`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중소기업은 물론 주요 대기업도 인터넷 도메인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자사 도메인과 브랜드를 빼앗긴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요망된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글 인터넷 주소인 `한글.kr` 서비스가 도입되고 무선 인터넷망 개방이 다가오면서 주요 기업들의 관련 도메인이 선점돼 향후 이를 되찾기 위한 분쟁이 속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업체 베리사인이 주관하는 `한글.com` `한글.net` 등은 최근 한국인터넷정보센터(KRNIC)의 `한글.kr` 서비스 도입으로 다시금 주목을 받으며 도메인 사냥꾼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특히 한글.com 등은 한글.kr과 달리 상표권자의 우선권을 인정해 주지 않아 이미 `정보통신부.com` `문화관광부.com` `롯데상사.com` 등 주요 관공서와 대기업들의 한글.com 도메인이 특정 개인에게 선점당한 상태다. 또 무선 인터넷 숫자 도메인 `윙크`(WINC)의 부가 서비스인 `모바일 브랜드` 역시 `삼성` `LG` `현대자동차` `롯데` `SKT` 등 주요 기업 브랜드의 상당수가 전혀 관계없는 사람들에게 도용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모바일 브랜드란 휴대폰에 상호나 브랜드를 한글로 입력하면 바로 해당 무선 인터넷 페이지에 연결해 주는 서비스다. 도메인과 브랜드를 선점당한 기업들은 향후 등록권자와 협상을 통해 비싼 값에 되사오거나 KRNIC 산하 도메인이름분쟁조정위원회의 중재, 최악의 경우 법정소송 등을 거쳐 되찾는 수밖에 없어 많은 비용을 감수해야 할 형편이다. 지난 90년대 말 전세계적인 인터넷 열풍과 함께 홍역을 치렀던 `.com`도메인 분쟁과 같은 현상이 또다시 재연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아직도 도메인에 대한 기업들의 인식수준이 낮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도메인 등록 대행업체 후이즈의 변을경 팀장은 "기업들이 브랜드 관리에는 큰 투자를 하면서 인터넷에서의 브랜드인 도메인은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문섭기자 cloone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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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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