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한중일 바둑 영웅전] 초전 압박

제1보(1∼12)



이세돌은 복귀하자마자 BC카드배, 후지쯔배, 춘란배의 3개 세계선수권전에 출전하여 전승의 기록을 추가해 나갔다. 국내 기전에서도 물론 전승이었다. 한국랭킹도 2위에서 1위로 금세 뛰어올랐다. 돌아온 마왕 이세돌의 기세는 너무도 맹렬했다.

춘란배의 첫 상대는 저우쥔쉰(周俊勳). 1980년생인 저우쥔쉰의 국적은 대만. 2007년에 LG배를 차지하여 세계선수권자의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어렸을 때부터 얼굴의 반쪽에 붉은 반점이 있어서 홍면기사로 불렸다. 두터운 기풍이며 집중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들었다. 대만기원 소속이지만 주로 중국기원에서 지내며 중국기사들과 허물없이 어울린다.


정치적으로 중국과 대만이 대립 관계지만 프로기사들은 그런 것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지낸다. 특히 대만 재벌인 잉창치가 세계 최대의 기전인 잉창치배를 설립한 이후로는 그러한 경향이 더욱 짙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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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의 흑번. 흑7은 개량형 중국식포석이다. 원래 중국식포석의 전형은 참고도1의 흑1에 벌리는 것인데 그것이면 백이 우상귀에 백2로 걸치는 경우에 백8까지의 절충이 하나의 정석처럼 되어 있다. 백8로 좁게 벌린 자세가 옹졸하여 백이 다소 불만이라는 것이 종래의 통설이었다. 그런데 최근에 와서 그 평가가 조금 수정되었다. 자세는 옹졸하지만 백이 못 둘 것도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그 다음에 등장한 것이 실전보의 흑7이었다.

"우상귀에는 아예 걸칠 엄두를 내지 말라는 포석이지요."(윤현석)

백10이 서반의 이채였다. 이 실험적인 포석을 저우쥔쉰이 이세돌 앞에 들이댄 것. 흑이 참고도2의 흑1로 받으면 백2, 4로 둘 작정이다. 이 패턴은 어떻게 변화되어도 흑의 불만이다. 이세돌은 일단 흑11로 차단했고 백은 12로 전개하여 상변에 비교적 쉽게 근거를 마련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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