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해외에도 도피 구멍은 없다

대우증권에 개설된 현대투신운용의 계좌를 이용, 250억원대의 주식을 허위매수, 주가조작혐의를 받고 있는 대우증권 직원 안모씨가 해외도피 6일만인 29일 상오 태국으로부터 압송됐다. 경제사범이 이처럼 빨리 송환된 것은 아주 드문 일이다. 경찰의 신속한 수배와 각국 경찰의 빈틈없는 공조가 일궈낸 결과다. 범인의 빠른 송환은 경제사범 등 중대사범엔 해외도 더 이상 도피처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의지만 있으면 범인은 반드시 잡을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그가 범행에서부터 잡혀오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면 첩보전을 방불케 한다. IT시대의 허점을 노린 사이버증권 사기는 범행하는데 불과 1분30초가 걸렸다. 순식간에 한탕을 한 그는 달아나는데도 이에 못지않은 재빨랐다. 경찰이 수사에 나서 출국금지를 의뢰했을 때 그는 이미 임신 6개월의 부인과 함께 태국 방콕을 떠나 스위스를 거쳐 런던으로 가는 비행기 속에 있었다. 이 때부터 동남아 유럽으로 이어지는 숨가쁜 추격전이 시작됐다. 경찰은 체포영장을 발부 받고 인터풀에 협조를 요청했다. 런던도착 몇 시간 전이었다. 태국과 스위스에서 체포하려 했으나 한발씩 늦었다. 영국경찰은 경찰주재관이 오면 그의 신병을 넘겨주겠다고 했으나 이곳엔 주재관이 없었다. 다행히 주영대사관의 협조로 영국입국을 못하고 추방됐고,결국 방콕을 거쳐 서울로 압송됐다. 6일간의 추격전은 해외로 도피한 경제사범 등도 경찰 등 당국이 노력하면 빨리 송환할 수 있음을 보여준 좋은 예다. 언제부터인가 '한탕'을 하고 외국으로 달아나는 풍조가 일반화됐다. 교통과 통신의 발달과 인터폴의 협조 등으로 숨을 곳이 점점 줄어드는데도 이 같은 풍조는 변하지 않고 있다. 이것은 해외도피사범의 송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큰 원인이 있다. 현재 10억원 이상의 재산사범, 5000만원 이상의 뇌물사범, 5억원 이상의 조세포탈사범, 법정형 단기 5년 이상 중대사범 중 해외도피사범은 도합 176명에 이른다. 이중엔 김우중 전대우그룹회장,현재 인도재판이 진행중인 이석회 전국세청차장 등이 포함돼 있다. 검찰은 이들 각 개인마다 전담검사를 지정하고 여권재발급 및 기간연장 등을 불허하고 체재국에 이들의 송환을 강력히 요청하기로 했으니 효과는 미지수다. 이들의 상당수가 범인인도협정을 맺지 않은 나라에 도피해 있고 미국처럼 협정을 맺은 나라도 법 절차 때문에 송환엔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렇더라도 도피초기부터 적극적으로 대처하면 송환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음을 이번 안씨 도피극이 말해준다. 범인인도협정 체결국을 늘려나가고 도피초기부터 인터폴 등과 적극적으로 협조,한명이라도 더 빨리 송환 받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것만이 해외도피로 법망을 빠져나갔다는 인식에 쐐기를 박고 한탕 후 해외로 도피하는 풍조를 차단할 수 있다.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