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월요경제초점] 국제금융

국내 환율지난 주 서울 외환시장은 연말을 맞은 업체들의 매도세와 은행권의 연말특수수요요인으로 인한 매수세의 한 판 대결로 요약할 수 있겠다. 1,208원에 개장한 환율은 1,187~1,213원의 비교적 넓은 범위의 거래를 보였으나 실제 주거래 범위는 1,206~1,210원이었을만큼 매매공방이 치열했다. 주 중반 이후 업체들의 네고 물량 규모가 늘어나며 환율은 한 때 1,185원까지 내려갔으나 은행권과 공공기관의 저가 매수세로 인해 반등했다. 구랍 31일에는 오히려 수요가 촉발되면서 1,204원으로 다사다난했던 98년을 마무리했다. 신년 첫 거래인 이번 주 환율의 최대 변수는 외화예금의 향방. 환율이 안정되며 원화가 오히려 절상되는 상황에서 대부분 높은 단가에서 매입된 외화예금이 앞으로 얼마나 더 평가손을 감수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기 때문이다. 지난 해 말에 이미 약 30억달러 규모의 외화예금이 줄어들었고 이중 대부분이 시장에서 매물로 출회됐다. 금년에도 환율이 안정세를 굳히고 경제 기초여건이 개선된다면 예비유동성격인 외화예금의 감소는 당연시된다. 연말에 이미 수요요인들은 대부분 충족됐기 때문에 금주는 이월 네고물량으로 인한 초과공급이 예상된다. 한편 유러화 출범으로 국제시장에서 달러 약세 분위기가 형성되는 점도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단지 이번 주가 한 해의 출발이란 의미에서 당국의 정책 변수가 만만치 않을 것이며 지난 주 개입 가능성까지 언급한 것으로 보아 지나친 하락은 막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 주 환율은 98년 최저점인 1,185원을 지지선으로, 1,215원을 저항선으로 볼 수 있겠다. 국제 환율 98년 국제외환시장은 참으로 험난했다. 97년 아시아를 휩쓴 외환위기가 98년에는 러시아·남미 등 개도국 전반의 경제를 황폐화시키고 급기야 미국·유럽 등 선진국 경제를 위협하는 등 세계를 무대로 삼았기 때문이다. 외환위기가 세계적으로 번지는 까닭은 각국 경제가 점점 더 밀접하고 상호의존적 관계가 되어 간다는 점과, 거대화· 투기화된 현대 금융경제의 실상에서 찾을 수 있다. 좋건 싫건간에 오늘날의 세계는 무역과 금융면에서 국경의 의미가 거의 퇴색됐고 따라서 한 나라의 경제적 사건이 결코 국경안에 머무를 수 없다. 이 과정에서 국제 외환시장에 일어나는 격변 또한 두말할 필요가 없다. 엔화가 150선을 위협하고 위안화 절하 우려감이 상존하는 등 아시아는 97년에 이어 98년에도 많은 위기상황을 통과했다. 환율은 상대적인 것인만큼 금융위기가 남미 등 세계로 번지면서 아시아 화폐들은 오히려 안정을 찾았지만 99년에도 많은 도전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99년 초점은 역시 유로화이다. 약 25년전 브레튼우즈 체제가 붕괴된 이후 최대의 사건으로 꼽히는 유럽 통화통합으로 달러화의 위상이 상당히 축소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초기에는 불확실성이 크고 기술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으나 점차 달러화와 함께 기축통화의 양대 축을 형성하면서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상대적으로 위축된 엔화 또한 관심사이다. 일본의 경제침체로 엔화 약세를 점치는 분석가들이 많으며 그 정도가 지나칠 경우 아시아에 대한 불안감이 재연될 수도 있어 엔·달러 환율 또한 많은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국제 금리 98년 중 미국 재무성 채권을 비롯한 선진국 채권은 높은 인기를 누렸다. 연초 미국 30년 만기 재무부 채권 수익율은 6%대에 머물러 있었으나 7월 이후 가파르게 하락하며 5%대의 벽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는 금융위기의 세계적 확산과 이에 대응하는 미 연준리의 정책 방향, 그리고 세계적 위험 기피 현상의 영향이었다. 금리 인하에 대해 줄곧 회의적이던 연준리의 태도가 전격 변화한 이유는 국제 상품가격 하락으로 러시아, 남미 등지에서 새로이 금융위기가 일어나며 마침내 자국 경제가 크게 위협받는 상태에 이르게 된 탓이었다. 또 개도국 관련 손실로 인해 롱텀캐피탈(LTCM) 등 대형 헷지펀드들이 파산위험에 직면한 탓도 있었다. 한 달 반동안 75BP(0.75%)의 급격한 금리 인하가 단행되자 채권 가격은 수직상승했다. 채권 매수세가 일어난 또 다른 이유는 세계적 위험 기피현상이었다. 금융위기가 세계로 번지자 국제 투자자금은 무조건 안정자산을 찾아 도피하려 했고 이같은 자금의 이동은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 채권 수익율을 비정상적일만큼 끌어내렸던 것이다. 많은 분석기관들은 99년도에 선진국 경제가 하강 국면을 보이면서 추가 금리인하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경제 지표가 최근 양호한 상태를 보이고 있어 이에 대한 반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하가 언제 다시 단행될는지는 국내 경제 상황과 함께 국제 시장의 신용경색, 유럽의 금리 정책 변화와 유로화 환율, 남미 경제상황 변화 등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그러나 확고한 경제회복 징후가 나타나기 이전에 미 국채 수익율은 계속 5% 부근을 맴돌 것으로 전망된다. 【제공:외환은행 외화자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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