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시론] 한·미 FTA, 과연 毒일까


최근 모 언론사에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경제학 교수는 비타민A 결핍증이 가져오는 문제점과 과다섭취시의 부작용을 열거하면서 사물을 관찰할 때 긍정적 측면이나 부정적 측면 중 어느 한 면만 보고 판단하는 단선적 사고의 한계를 지적했다. 한국이 미국ㆍ일본ㆍ유럽연합(EU) 등 선진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은 선진국에게는 유리하지만 한국에겐 불리하기 때문에 선진국과의 FTA는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자원 없이 무역으로 사는 나라 과연 장 교수의 주장은 옳은 주장일까? 첫째 한미 간의 무역관계를 살펴보면 장 교수의 주장은 너무나 단선적 사고의 산물이라고 생각된다. 2010년도 한국의 대미수출액은 498억1600만달러였고, 대미수입액은 404억269만달러로 총 교역액이 902억1800만달러에 달했는데 한국의 대미 수출 주요품목은 자동차, 자동차부품, 휴대전화기, 컴퓨터부품, 컴퓨터 및 주변기기, 선박, 반도체 등이고 한국의 대미 수입품은 항공기, 반도체 생산설비, 컴퓨터 칩, 정밀기계류 등이다. 한국의 미국 자동차 수입대수는 연간 2000~3000대에 불과하지만 한국 차의 대미수출은 연간 50만대 내외에 달한다. 만약 FTA가 발효되면 한국 차의 대미수출은 연간 2~3만대 이상 증가하겠지만 한국의 미국 차 수입 증대는 500~1000대에 불과할 것으로 추산된다. 뿐만 아니라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폭도 100억달러 이상 증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둘째,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85%가 무역에 의존하기 때문에 한국이 FTA를 통해 선ㆍ중ㆍ후진국 시장에서 한국 상품의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면 한국 국부(國富)증대와 무역을 통한 외화획득 증대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만약 굳이 선진국과 FTA를 거부하는데 반해 동남아 연합국가(ASEAN)회원국 모두가 선진국과의 FTA를 성공시킨다면 한국은 국제무역경쟁에서 낙오된 패배자로 남게 돼 다시 중진국상태에서 정체되거니 후진국으로 전락되기 쉽다. 셋째, 선진국과 FTA 체결로 국내시장이 외국상품에 대해 완전히 개방되면 국내기업은 완전히 도태되고 국내시장은 외국상품이 지배하게 될 것이라는 장 교수의 주장은 현실을 모르는 무식한 주장이다. 우선 화장품시장의 경우를 보면 국재 화장품 시장규모는 연간 6조5천억원 정도인데 미국ㆍ프랑스ㆍ일본 등 선진국 화장품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30% 내외에 불과하다. 화장품시장을 개방한 후 외국화장품의 국내시장 점유율 변화는 거의 없는 편이다. 토착기업이 국내시장의 완전개방에고 불구하고 한국에 들어온 선진국의 세계적 기업들을 압도하고 있는 사실은 장 교수 주장의 허구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패스트푸드 전문체인점인 롯데그룹의 "롯데리아"는 전국에 890개의 매장을 갖고 있는 데 반해 미국의 맥도날드는 250개에 불과하다. 캐주얼웨어 의류시장에선 제일모직의 빈폴이 전체 캐주얼웨어 시장에서 31%의 시장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는 데 반해 미국의 폴로는 26%에 불과한 실정이다. 커피전문점에 있어서 국산 커피체인점인 카페베네는 410개 롯데그룹의 엔제리너스 카페는 370개 미국의 스타벅스는 336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다. 대형마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신세계 백화점에서 직영하는 이마트는 전국에 79개의 매장을 갖고 있는데 반해 세계적 규모의 월마트(미국) 는 16개의 매장밖에 갖고 있지 않다. 프랑스계의 까르프는 한국에 진출했다가 사업부진으로 한국에서 완전히 철수해버렸다. 검색 사이트의 이마트 검색시간 점유율에 있어서도 국내업체인 네이버의 경우 76.18%를 차지한데 반해 미국의 구글은 2.32%레 불과하다. 外資 이긴 토착기업 귀감 삼길 이상의 예에서 보다시피 시장개방이 국내기업의 국제경쟁력을 강화시켜 국내에 들어오는 세계적인 외국기업들을 압도하는 사례는 장 교수의 주장이 사실에 입각해있지 않는 잘못된 주장임을 입증하고 있다. 부존자원이 별로 없고 협소한 국내시장만으로는 선진국이 되기 어려운 현실적 여건에 비추어 볼 때 선진국과의 FTA 체결은 절대 독이 아니라 약이 된다는 사실을 장 교수는 인정해야 할 것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