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치아상식] 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우리는 운동 선수들이 껌을 씹는 모습을 종종 본다. 불안하고 초조할 때 무엇을 씹으면 마음이 다소 가라 앉는다. 그런 점에서 야구 선수들이 방망이를 들고 껌을 질근질근 씹는 것은 불안감과 긴장을 늦추기 위한 한 방편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들의 휴대식량 속에는 반드시 껌이 들어 있었다. 전쟁이 끝난 후 황폐한 도시의 골목에서 아이들이 미군 짚차를 따라가며 `기브미 초콜릿``기브미 츄잉검`을 외치는 풍경이 연출된 것도 그만큼 초콜릿이나 껌이 충분하게 보급되었기 때문이다. 껌은 사포딜라(Sapodilla)라고 하는 열대성 상록교목으로부터 얻어진다. 이 사포딜라는 중앙 아메리카 북부와 멕시코 남부의 숲에 자생하는데 나무의 수액이 굳어진 것이 바로 치클(Chicle)로 우리가 씹는 껌의 원료이다. 인간이 껌을 씹기 시작한 것은 약 300년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앙 아메리카에 살던 마야족들이 굳어진 사포딜라의 수액, 즉 치클을 씹으면서 즐기는 습관을 갖고 있었다. 그 후 1860년경부터 멕시코의 장군 S. 아나, 미국의 T. 아담스 등에 의해 연구 개발되어 치클에 향료나 사탕이 가미되었으며 1880년부터 미국에 의해 본격적으로 제품화 되었다. 고대 그리스를 비롯한 지중해 사람들은 그곳에서 자생하는 유향나무 진을 씹으면서 즐겼는데 이는 치아 청결과 입 냄새를 없애기 위함이었다. 껌이 보급되기 전 우리나라 사람들은 밀을 훑어서 씹었지만 이제는 종류도 다양화 된 기능성 상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껌을 씹으면 충치가 덜 생긴다. 씹을 때마다 입 속에서 침이 나오는데, 이 침이 바로 입 속의 세균을 씻어내는 청정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턱 관절에 문제가 있거나 치아가 심하게 마모된 경우라면 지나치게 씹는 것을 피해야 한다. 껌을 씹는 것 자체가 치아건강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지나친 맹신은 금물이다. 근본적인 문제는 없애주지 못하므로 음식을 먹은 후에는 반드시 칫솔질을 해야 한다. 박재석 USC치대박사ㆍ뉴욕치대 임상교수ㆍ서울 청담동 미프로치과원장 <오철수기자 cso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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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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