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백화점 명품 전쟁] (1) 짙어지는 전운

백화점들이 뿜어내는 명품 전쟁의 열기가 한 겨울 추위를 녹이고 있다. 명품 신드롬이 확산되기 시작한 것은 대략 5년전. 공교롭게도 이 시점은 지난 94년 할인점이 이 땅에 첫 선을 보인후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때와 일치한다. 다시 말해 백화점들이 명품 전략에 목을 메기 시작한 것은 할인점이 백화점에서 팔던 물건을 팔아치우기 시작하면서 차별화를 위해 명품을 유치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근 명품 바람이 다시 불기 시작하면서 눈덩이 불어나듯 커진 명품시장의 규모는 지난해 10조원으로 세계 10위권. 우리나라 명품 시장규모가 일본의 10%에 그친다고는 하지만 이 같은 규모는 콧대 높다는 유럽 유명 브랜드들도 무시할 수 없는 볼륨이다. 최근 들어 한다하는 명품 브랜드의 CEO들이 자주 방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세계 최대 명품시장은 미국과 일본.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루이뷔통의 전체 생산량중 50%를 수입하고, 해외 여행하는 일본 여행객들이 20%를 구입, 루이뷔통 전체 매상의 70%를 올려준다. 백화점 등 유통업체는 명품을`시간이 흘러도 브랜드의 기본정신이나 컨셉이 일관되고, 돈을 지불하고 살 때 액수 이상의 물질적ㆍ 감성적 만족을 주는 상품`이라고 정의한다. 하지만 명품 판매효율은 명품의 정의에 부합하지 못한다. 국내에는 구매력을 가진 상권이 많지 않고 마진이 의외로 적기 때문이다. 명품 매출이 많은 점포는 갤러리아 명품관, 현대 압구정점, 롯데본점 순. 이들 점포의 지난해 명품매출은 2,000억원, 1,100억원, 7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그림참조 국내 최대이자 세계 3대 단일 점포중 하나라는 롯데 본점은 명성에 걸맞지 않게 명품 매출은 적은 편이다. 이에 따라 롯데는 본점 옆의 옛 한일은행 건물 전체를 명품관으로 구성, 2,750평 규모의 전문매장을 오픈 할 예정이다. 롯데는 한 발 더 나아가 70여개의 브랜드를 유치, 40개 브랜드의 현대 압구정본점, 60개 브랜드의 갤러리아 명품관을 따라 잡을 생각이다. 2005년 10월 오픈 예정인 신세계 본점도 명품 전쟁을 위해 칼을 갈기는 마찬가지. 신세계는 이를 위해 1층에 집객력이 막강한 루이뷔통, 에르메스, 아르마니 잡화부문을 포진 시키는 등 만반을 준비를 하고 있다. 이 같은 기세로 볼 때 명동상권에서 롯데 명품관과 신세계 본점 명품매장의 정면 충돌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특히 브랜드 유치 경쟁에 불이 붙을 경우, 양쪽에 모두 입점하는 브랜드도 속출할 것이 확실하다. 하지만 명동이라는 상권의 구매력 한계 때문에 명품전쟁이 어떤 방향을 전개될지는 낙관할 수 없다. 이와 관련 롯데의 관계자는 “강남에 사는 명품족 중에는 강북에서 쇼핑한 경험이 전혀 없다는 사람도 많다”며 “이에 따라 롯데백화점은 유명 브랜드를 대거 유치, 전국 대표 명품관을 만들어 강남북간 상권변화에 주도적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며 주도권 싸움에 투지를 불태웠다. <우현석기자 hnskw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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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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