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적이기보다는 기능성이 중시되기 십상인 한 겨울에도 옷의 패션성을 살릴 수 있다면 좀더 자신감을 갖고 생활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맘 때 패션성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옷의 소재를 올바로 선택하는 것.캐시미어는 실크처럼 부드러우면서도 가볍고 따뜻해 겨울에 사랑받는 소재.캐시미어는 산양의 모근에서 자라나온 가늘고 빽빽한 솜털로 북인도 카슈미리지방의 산양이라는 이름에서 유래됐다.
일반 양모보다 털의 굵기가 가늘고 유연하며 독특하고 매끄러운 감촉과 무게있는 색채가 특징이다. 모(毛)의 채취방식이 수작업이고 한 마리에서 얻을 수 있는 양이 얼마되지 않아 겨울 섬유소재로서 최고로 꼽힌다.
특히 추운 겨울날 옷을 여러겹 껴입다 보면 옷의 무게 때문에 활동하기 불편하고 둔해 보이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은데 캐시미어는 매서울 겨울 바람을 포근히 감싸 줄만큼 가겹고 따뜻해 가벼운 옷을 선호하는 사람에게 제격이다.
캐시미어 소재 옷은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 탓에 그동안 출시가 활발치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다양한 제품이 선보이고 있다. 비교적 높은 가격대의 옷이 의류시장의 호황을 주도하고 있는데다 캐시미어 특성의 부각되고 천연소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편안하고 부드러운 패션경향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올해 가장 눈에 띄는 현상은 내구성이 약하고 너무 부드러워 디자인하기 힘든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양모·실크 등과 혼방된 제품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혼방제품은 순캐시미어보다 가격이 싸면서도 캐시미어의 특성을 잘 살려준다.
캐시미어 소재의 옷은 비싼만큼 선택과 코디를 잘해야 제값어치를 하고 제대로 멋을 낼 수 있다. 고급정장·니트류·머플러 등에 주로 이용되는 캐시미어는 부드러운 감촉에 털 방향이 가지런하고 염색이 까다로워 옅은 색의 털일수록 좋은 것이다. 또 캐시미어 원모의 색상은 흰색, 쥐색, 밝은 은회색, 브라운 등 4가지인데 흰색이 가장 귀하고 값도 비싸다.
보관요령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캐시미어는 매일 입으면 털이 상하기 때문에 하루나 이틀 입고 난 후 반드시 휴식기간을 줘야 변형 없이 오래 입을 수 있다. 입는 사람의 체형에 따라 모양이 변하므로 여러 사람이 돌려 있는 것을 피해야 한다. 또 마찰과 물에 약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드라이크리닝을 하는 것이 좋으며 통기성이 좋은 곳에서 보관해야 한다.
구동본기자DBKO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