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기업들이 주가상승을 활용해 대거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유상증자 진행에 차질이 생겨 일정을 변경하는 기업이 잇따르고 있다. 감독당국이 심사를 강화하고 있는데다 일부 기업들의 경우 증자에 참여하려는 투자자들과의 이해관계에 따라 증자 납입일정이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벌써 수차례 납입 일정을 변경한 기업도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상증자가 계속 지연될 경우 해당기업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밖에 없다”며 “관련 기업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마스타테크론ㆍ젠컴이앤아이ㆍIS하이텍ㆍ벨코정보통신ㆍ디아이세미콘ㆍ큐론ㆍ마틴미디어 등이 최근 유상증자 일정을 변경했다. 마스타테크론, IS하이텍 젠컴이앤아이 등은 금융감독원의 제재에 따라 유상증자에 차질이 생긴 케이스. 마스타테크론은 이날 유상증자대금 납입일을 26일에서 다음달 9일로 변경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마스타테크론 측은 “금감원으로부터 유가증권신고서의 투자위험 요소 등 기재 내용을 보완하라는 요구를 받고 유상증자 일정을 변경하게 됐다”고 밝혔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최근 기존사업에서 이익을 내지 못하는 한계기업 등이 유상증자를 통해 대규모 자금조달에 나서려는 경우가 많아, 증자를 위해 제출한 유가증권신고서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정공시를 낸 기업들의 유가증권신고서는 신규사업 내용에 대한 구체성이 부족했고 앞으로의 자금 집행 계획이 불분명한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투자자가 대금 납입일 변경을 요청함에 따라 유상증자가 지연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디아이세미콘은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하기 전에 투자자가 일정변경을 요청해 유상증자 일정을 변경하게 됐다”며 지난 25일 예정됐던 유상증자 일정을 정정했다. 특히 일부 코스닥 기업들은 이미 여러 차례 유상증자 일정을 변경했으며, 유상증자 무산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정정 공시후 주가가 급락세를 보였다. 젠컴이앤아이의 경우 지난달 22일 유상증자를 결정한 이후 4차례 증자 일정을 변경한 끝에 결국 유상증자 일정을 유가증권신고서가 확정될 때 까지 무기한 연기했다. 마스타테크론은 지난달 18일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한 이후 3번이나 일정을 정정했다. 큐론 등은 두 차례 유상증자 일정을 바꿨다. 이날 유상증자 일정을 정정한 마스타테크론과 마틴미디어는 주가가 각각 7.93%, 9.15% 급락했다. 정근해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유상증자의 대급 납입 연기는 해당 기업의 불확실성을 야기한다”며 “특히 여러 차례 일정이 변경되는 기업의 경우 해당기업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어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