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2단도약' 비결을 찾는다] <2-2> 'IT스페인' 으로 거듭나기

"IT를 신성장 동력으로" 민관 총력전<br>ADSL가입 1년새 두배등 시장규모 급속 팽창<br>IT산업 규모 2010년까지 GDP 7%수준 목표<br>"반세기 공백 메우자" 핵심역량 확보도 적극적

스페인은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정보기술(IT) 분야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최근 마드리드에서 열렸던 정보통신 박람회(사진 위)와 통신업체 텔레포니카의 R&D센터.


마드리드 중심가인 솔(Sol)광장에서 북쪽 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길옆으로 백화점, 호텔, 상점들이 즐비하다. 우리나라로 치면 명동에 해당하는 이곳은 스페인 젊은이들이 최고의 쇼핑명소로 꼽고있다. 프랑스계 대형유통점인 프낙도 이 곳에 자리잡고 있다. 여행지의 경제사정을 알고 싶으면 반드시 들러야 하는 곳이 시장 또는 대형 매장.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프낙으로 향했다. 지하 1층 전자매장에는 핸드폰을 비롯 각종 전자ㆍ정보통신 기기가 벽면을 빼곡히 채우고 있다. 밖에 나가면 모두 애국자라고 하더니 이곳에서 발견한 삼성전자의 대형 LCD TV세트가 무척 반갑다. 200여평 남짓한 매장 안에는 손님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특히 제3세대 이동통신용 핸드폰 코너는 고가임에도 불구, 10대에서 4,50대에 이르기까지 북새통을 이뤘다. 동행한 박정윤(KOTRA 마드리드무역관 과장)씨도 “한국산 전자제품들이 일본 것보다 가격이 바싸다”며 진열상품들의 가격표를 들어보이곤 겸연쩍게 웃었다. 솔 광장에서 차로 20여분 북쪽으로 달리면 신흥 비즈니스타운이 나온다. 스페인 정부청사를 비롯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입주해 있는 신도시 지역이다. 왕복 5차선의 시원한 대로를 가운데 두고 자로 잰듯 바둑판 모양의 거리 사이로 아담한 스페인정보통신연합회(ASIMELEC) 건물이 자리잡고 있다. “아반사”(Avanza, 전진). 이그나시오 사얄레로 국장은 스페인 IT산업과 정책을 묻는 질문에 이 말부터 꺼냈다. 그는 “11월4일 스페인 국무회의에서 승인된 IT진흥책”이라며 “IT기술과 관계된 경제, 산업활동 수준을 2010년까지 GDP의 7%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이를 위해 민간기업, 사회단체 그리고 관련 정부기관간의 협력을 도모한다는 내용”이라고 소개했다. 아반사 프로젝트에서 보듯 스페인의 IT에 대한 열정은 뜨겁다.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IT인프라 확충은 당연할 수 있다. 하지만 영국, 독일 등 선진공업국에 비해 딱히 내세울만한 제조업이 없는 스페인으로서는 신성장의 동력으로 IT를 육성하려는 의지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현지서 만난 이춘선 주스페인 대사는 “총리실 관계자들을 만나보면 IT산업을 반세기의 공백을 넘는 성장엔진으로 삼으려는 각오가 확고하다”며 현지 고위관료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정부의 진두지휘에 힘입어 스페인 IT시장 성장속도는 빠른 편이다. 정보통신 시장규모는 유럽에서 5번째로 크다. 지난 2004년에만 ADSL 가입자수가 115만명이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 상반기까지 가입자수는 모두 316만명을 기록했다. 지난해말 BBVA은행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10가구 중 7가구가 현재 DVD를 갖고 있고, 2가구 중 1가구가 컴퓨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쇼핑도 매년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에는 400만명이 18억유로 상당의 제품을 구매, 전년보다 20%의 증가율을 보였다. 또 멀티미디어 수신이 가능한 제 3세대 이동통신인 UMTS 사용인구가 급증추세고, 비디오게임 산업 역시 약 20%의 성장율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페인은 2000년대 들어 폭발적으로 증가한 자국의 이동통신 수요층을 기반으로 삼아 해외 자본과 기술을 끌어들이는 동시에 해외 선진국 견학을 통해 IT강국으로 발돋움하려 하고 있다”며 “특히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IT핵심 역량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페인 IT기술 중심에는 거대 통신기업인 텔레포니카가 서 있다. 마드리드시내 어디를 가도 공중전화 박스, PC방, 인터넷 광고판 등에서 텔레포니카를 만나게 된다. 보다폰에 이어 유럽 2위의 통신회사인 텔레포니카는 최근 유럽 메이저 사업자인 O2를 전격 인수, 독일과 영국의 이동전화 서비스시장에도 진출했다. LG전자 스페인유통법인의 이장혁 부장은 “텔레포니카는 중국서 핸드폰을 만들어 수출하고 중남미에 기술수출을 하고 있다”며 “스페인 IT기술을 선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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