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10월1일] <1204> 신칸센 개통


1964년 10월1일 일본 도쿄. 유선형의 기차가 중앙역으로 들어왔다. 세계 최초의 초고속열차 신칸센(新幹線)이 첫 선을 보인 순간이다. 신칸센 열차는 도쿄~오사카의 도카이도(東海道) 노선 552.6㎞를 최고 시속 192㎞로 달리며 운행시간을 종전의 6시간40분에서 4시간으로 단축시켰다. 도쿄올림픽 개막(10월10일)에 맞춰 준공된 신칸센은 빠르게 자리잡았다. 지반 안정화가 이뤄진 1965년부터는 최고 속도가 시속 210㎞로 빨라져 운행시간도 3시간10분으로 줄어들었다. 승객들의 호평 속에 도카이도 노선은 개통 2년9개월 만인 1967년 7월 누적 여객수송 1억명을 돌파하며 일본 전역에 신칸센 건설을 앞당겼다. 2007년 말 현재 일본에서 운행 중인 신칸센의 총연장은 2,459㎞. 공사구간까지 합치면 남한의 철도 총연장 3.374㎞ 이상이다. 일본이 초특급 열차를 구상했던 것은 1930년대. 한일 해저터널을 지나 싱가포르와 시베리아로 이어지는 탄환열차 구상의 축소판이 신칸센이다. 일본은 신칸센을 위해 대부분 1,067㎜인 협궤구간을 포기하고 국제표준궤인 1,435㎜ 구간을 새로 깔았다. 일제시대에 만주철도에서 이미 순간시속 140㎞대의 ‘아시아호’를 제작했던 기술력이 있었지만 미국제 F-86F 제트 전투기를 면허생산하면서 습득한 엔진과 기체역학 기술을 응용해 첨단열차를 만들어냈다. 프랑스(TGV)와 독일(ICE)이 초고속열차 개발에 나선 것도 신칸센의 성공에 자극을 받아서다. 미래형인 자기부상식의 실험운행에서 최고 시속 581㎞를 기록했던 신칸센은 이제 세계를 넘본다. 대만에 이어 브라질에서도 도입을 저울질하고 있다. 한국의 고속철에 신칸센을 깐다는 계획은 무산됐어도 한일 해저터널을 뚫겠다는 일본의 구상은 여전하다. 반가움보다 두려움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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