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가깝고도 먼 전자무역

사람들은 물건을 사고팔기 위해 시장을 만들었다. 시장 중에는 영국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발달한 엑스포(Expo)와 페어(Fair), 독일을 중심으로 하는 메세(Messen) 등이 유명하다.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것은 독일의 메세. 상인들이 물건을 팔기 위해 개최한 전시회로 750년 역사를 자랑한다. 하노버의 세빗도 알고 보면 지난 70년대 하노버박람회의 한 분야로 시작한 것이다. 우리 기업들이 세빗에 참가하기가 무척이나 어렵다고 한다. 세빗의 배경에 역사와 문화가 오랜 시간 든든하게 버텨주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돌이켜보면 2000년대 정보기술(IT) 붐과 더불어 전자시장(e마켓플레이스)이 화두가 된 적이 있다. 이후 국내 e마켓플레이스 수는 대략 260개 안팎으로 그동안 정부지원 등에 힘입어 전자무역 인프라는 빠른 속도로 구축됐다. 국내에서 성공한 일부 민간 e마켓플레이스는 이제 국제 무대로의 진출을 꿈꾸고 있다. 또 국제 B2B 전자무역은 APEC의 주요 주제 중 하나로 다뤄질 만큼 중요해지고 있다. 그러나 ‘꿈의 국가간 전자무역’을 실현하는 데는 적지않은 인내심이 필요하다. 실제로 국제간 B2B 전자거래의 사례는 거의 전무하다. 때문에 우리가 손쉬운 인프라 구축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국가간 전자무역이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플랫폼의 인프라뿐만 아니라 전자무역의 소프트웨어인 마케팅ㆍ금융 등에 대한 개발도 동시에 필요한 것이다. 그동안 민간 e마켓플레이스에서는 전자보증 등 소프트웨어 개발에 노력을 기울여 로컬시장에서 연 2조원을 넘는 거래규모를 이끌어내는 등 로컬 e마켓플레이스 활성화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는 소프트웨어의 개발이 e마켓시장 활성화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 기업은 중국의 추격, 무한경쟁, 무역개방 등에 시달리며 새로운 경쟁력을 찾는 데 노력하고 있다. 기업의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해줄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찾아보자. 주저 없는 도전이이야 말로 IT 강국으로서의 e마켓플레이스, 더 나아가 전자무역을 독일의 메세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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