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한국 스포츠계의 '여성 파워'


"온 나라를 제 어깨에 짊어진 듯한 느낌이었어요." '피겨 퀸' 김연아가 지난달 말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다 취재진에 던진 말이다. 엄청난 부담이 어깨를 짓눌렀지만 김연아는 '실전'에서 너무도 여유롭게 평창의 개최 당위성을 강조했다. 대회까지 미루며 유치 활동에 매달린 김연아는 지난 7일 평창의 개최를 확인하고는 눈물을 쏟았다. 평창의 '삼수 끝 합격'에 이어 US여자오픈 골프대회 정상 등극까지…. 한국 스포츠계에 쾌거가 잇따르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여성이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의 일등공신으로 김연아뿐 아니라 나승연 유치위 대변인도 빼놓을 수 없다. 전국 남녀 506명을 전화 설문한 한 조사에 따르면 46.5%가 동계올림픽 유치에 가장 기여한 인물로 김연아를 꼽았고 나 대변인도 5.8%의 지지를 얻었다. 둘 다 '호감형' 외모를 지닌 덕에 네티즌들 사이에서 반응이 뜨거웠지만 냉정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그들이 보여준 노력과 진심이었다. 김연아는 "나는 한국 정부가 동계 스포츠 수준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 결과이자 살아있는 유산"이라며 '제2의 김연아'가 목표인 후배들의 '꿈'을 얘기했다. 나 대변인은 평창의 슬로건인 '새로운 지평(New Horizons)'이 추구하는 정신을 이해시켰다. 평창이 일궈낸 '더반 대첩' 5일 뒤. 이번에는 유소연과 서희경이 세계 골프계의 뜨거운 시선을 양분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절이던 1998년 박세리의 '맨발 투혼'으로 한국민에게 희망을 전해준 US여자오픈은 여자 메이저 골프대회 사상 처음으로 한국선수끼리 연장전을 펼친 새 골프 역사로 한국과의 인연을 이어갔다.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는 일찍이 자신의 저서 '메가 트렌드'에서 "21세기는 여성(female) 파워, 감성(feeling), 상상력(fiction)의 3F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스포츠계는 여기에다 유창한 외국어로 대표되는 국제 경쟁력(fluency)까지 갖춰 '4F' 시대가 활짝 열리게 됐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