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랑천이 행당동과 뚝섬 사이를 남쪽으로 흘러내리다가 방향을 돌려서 서쪽으로 접어든 지점에 '살곶이다리'가 있다. 지금의 한양대 바로 남쪽이다. 길이는 78m로 1483년(성종 14) 세워졌고 현존하는 조선 시대 다리 중 가장 길다. '살곶이'라는 이름은 다리가 놓이기 전에 생겼다는데 말 그대로 '화살이 꽂힌' 자리라는 뜻이다. 태종(이방원)이 억지로 왕위를 빼앗자 분노한 아버지 태조(이성계)는 한양을 떠나 고향인 함흥으로 갔다. 주변의 성화에 함흥에서 한양으로 돌아오던 태조는 강변에 진을 치고 있던 태종을 보자 분을 이기지 못하고 활을 쏘았다고 한다. 하지만 다행히 태종은 피했고 화살은 천막의 기둥을 맞췄다. 실제 죽일 의도까지 있었는지 아니면 겁만 주려 했는지 부자간의 '막장드라마'가 세상에 전해졌고 이 지역의 지명이 됐다. 다리는 1420년(세종 2) 처음 건설을 시도했지만 기술부족과 홍수 등으로 이루지 못해 60여년이 지난 후 완공됐다. 조선 시대 한양의 동남부인 강원도·충청도·경상도를 잇는 중요한 간선 도로상에 위치했다. 사진은 다리를 북쪽에서 남쪽으로 바라본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