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원高 파고' 수출株 잇따라 덮친다



원화값 강세가 수출주들을 차례로 덮치고 있다. 반도체와 LED주 등 정보기술(IT)주가 급락한데 이어 그동안 잘 버텨오던 자동차주들까지 급락세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1,800선을 쉽게 넘어설 것 같았던 코스피지수는 주도주의 힘이 약화되면서 한 발짝 물러서는 형국이다.

하지만 증시전문가들은 “수출주의 하락세가 지나친 점을 매수 확대의 계기로 활용하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는 전날보다 4.86% 하락한 13만7,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최근 원화 강세 분위기와 함께 중국에서의 7월 판매량이 둔화됐다는 소식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더구나 지난달 말부터 현대차측이 자사주를 매입하자 외국인들이 이를 차익실현의 기회로 삼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외국인은 지난달까지 현대차에 대해 활발한 매수세를 보였으나 지난 3일부터는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최근 원∙달러 환율이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는 점을 감안할 때 과민반응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박영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평균적으로 1,100원 전후에서 움직일 경우 자동차업종의 손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반기에도 시장의 우려보다는 안정적으로 양호한 실적이 예상돼 비중을 확대하는 편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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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은 이날 8거래일만에 오름세를 보였지만 지난달 22일 1,200원이 깨진 이래 현재 1,160선에서 머물고 있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원화가 강세지만 일본의 엔화가 초강세를 나타내고 있어 환율 리스크는 아직 크지 않다"며 "단기적인 수급 공백 때문에 자동차주가 크게 하락했지만 하반기 업황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주도주로서의 지위에는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도 이날 80만원대가 재차 붕괴되면서 수출주들이 잇따라 타격을 입었다. 삼성전자는 이날 1.12% 하락한 79만3,000원으로 장을 마감, 지난달 20일 이후 처음으로 70만원대로 주저 앉았다. 최근 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삼성전기 등 반도체와 LCD 등 IT관련주들이 급락세를 보인데 이어 삼성전자마저 80만원대가 무너져 증시의 상승탄력이 약화되고 있다.

주도주들이 힘을 쓰지 못하면서 코스피지수도 전날보다 9.04포인트(0.50%) 하락한 1,781.13으로 밀려났다. 장중 1,794포인트까지 상승하며 1,800선 돌파에 나서는 듯 했으나 기관 매물이 나오면서 하락세로 장을 마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연일 IT주에 대해 "낙폭과대"라며 ‘콜’을 외치고 있다. 동부증권은 이날 "이달말부터 메모리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돼 최근 급락한 하이닉스의 비중을 단기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 역시 LED업종에 대해 “주가 낙폭이 지나친 상황"이라며 "LED TV의 재고조정은 이달을 기점으로 마무리에 접어들고 다음달부터는 다시 성수기로 진입할 것"이라며 삼성전기와 LG이노텍에 대한 '매수'를 주문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수출주들은 하반기 경기모멘텀 둔화와 원화 강세에 부딪히면서 매력이 다소 약해졌지만 절대 수익률이 완전히 꺾어지는 단계는 아니다”며 “일시적인 조정이후 다시 분위기를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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