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의 성적을 내고도 주가가 급락하는 종목들이 속출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둔화 등에 따라 하반기 실적이 하강 곡선을 그릴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LG전자는 22일 전날에 비해 3.08% 급락한 11만원으로 장을 마쳤다. 증권사들이 LG전자의 전날 ‘깜짝실적’ 발표(2ㆍ4분기 매출 12조7,351억원, 영업이익 8,560억원)에도 불구하고 “어닝 서프라이즈의 정점을 지나 하반기에 실적이 둔화될 것”이라며 잇따라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데 따른 것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하반기 이익 모멘텀이 약화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16만5,000원에서 15만2,000원으로 내렸다. 하반기 글로벌 경기 둔화로 휴대폰과 가전 부문의 수익성이 상반기에 비해 떨어질 것이란 게 주된 이유다. 리먼브러더스ㆍNH투자증권ㆍ키움증권ㆍ맥쿼리증권ㆍ굿모닝신한증권 등도 LG전자의 향후 실적을 우려하거나 목표주가를 내렸다. 미래에셋증권은 LG전자가 3ㆍ4분기에도 호실적을 보여줄 것이라며 기존의 목표주가 20만원에 ‘매수’를 유지하고 있다.
역시 전날 사상 최대 실적(2ㆍ4분기 영업이익 전년 동기 대비 95% 성장)을 발표한 두산인프라코어도 이날 주가가 1.39% 하락했다. 상반기 영업이익에 환율효과 등 영업 외 부수적인 부분이 끼어 있어 하반기 실적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됐기 때문이다. CJ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4만2,000원에서 3만7,500원으로 낮췄고 미래에셋증권은 투자의견 ‘보유’를 그대로 유지했다.
앞서 LG디스플레이도 사상 최대 실적 발표 후 시장으로부터 외면을 당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9일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내놓았으나 당일과 이튿날을 포함해 주가가 10%가량 빠졌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 기업실적이 정점을 지나 하반기에 하락할 것이란 우려감이 높아지면서 실적주들이 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며 “그러나 앞으로 장이 단기적으로나마 반등세를 보일 경우에는 이들 종목을 중심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커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