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富의 밑바탕엔 '仁義도덕'이 있어야 한다

■ 논어와 주판 (시부사와 에이치 지음, 페이퍼로드 펴냄)


저자 시부사와 에이치(澁澤榮一ㆍ1840~1931)는 일본 근대화의 아버지라 불리는 인물이다. 그가 설립하고 관여한 기업은 1873년 일본 최초의 은행으로 출발한 제일국립은행(현 미즈호은행)을 필두로 약 500개에 달한다. 또 동경상법회의소(현 동경상공회의소)의 설립에 관여했고 동경증권거래소의 창립위원이었으며 관여했던 비영리 활동단체도 약 600개에 이른다. 이 책은 91세로 생을 마친 시부사와 에이치가 33세의 나이로 관계를 떠나 실업계에 투신한 이후 여기저기서 행한 강연을 1927년 일본 출판사가 '논어와 주판'이라는 이름으로 엮어낸 것이다. 이후 일본 경제계의 '비즈니스의 바이블'중 하나로 전해져 왔다. 그는 유교문화의 도덕이념인 '논어'를 통해 사업적인 부의 축적이 도적적인 모럴에 배치되지 않아야 한다는 '도덕과 경제의 합일사상'을 설파한다. 경제와 도덕은 진실로 합치하는 것으로서 경제를 운영해 가기 위해서는 밑바탕에 인의도덕(仁義道德)이라는 도리가 확립되어 있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논어는 '도덕'을, 주판은 '경제'를 상징한다. "나는 항상 주판은 '논어'에 의해서만 존재할 수 있으며 '논어'는 또 주판에 의해서만 진정한 부를 이룰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때문에 '논어'와 주판은 아주 멀고도 가까운 것이라고 늘 이야기했던 것이다." 시부사와 에이치는 피터 드러커(Peter F. Drucker)가 '경영학'이란 저서에서 "이 세상의 다른 누구보다도 먼저 경영의 본질이 책임이라는 것을 꿰뚫어 보았다"고 격찬했던 인물이다. 그에 따르면 돈을 많이 가진 사람이나 기업은 그 사회에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사회 발전과 복지, 자선 등에 관련된 그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경제는 침체되고 격차가 생겨서 충돌이 발생하게 된다. 결국 자신에게 불이익을 가져올 가능성도 매우 커질 것이므로 사회와 국가를 위해서뿐만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도 '가진 자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부사와 에이치의 정신은 최근 새로운 경제질서가 자리잡고 있는 한국상황에서도 와 닿는다. 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서 국내 대기업이 새로운 기업 문화와 전통을 정립할 수 있는 기회가 또한 현재이기 때문이다. 1만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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