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남북 IT교류 '신호탄'

남북 IT교류 '신호탄' SW등 내년 본격화 전망… 과잉경쟁 우려도 IT기업들의 북한 진출이 내년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권성문 KTB네트워크 사장이 지난 23일부터 7박8일동안 평양을 방문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남북 IT교류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미 삼성전자가 올 3월부터 남북 공동으로 소프트웨어를 개발중에 있고 ㈜엘칸토는 북한내 공장을 갖고 있다. 태국, 프랑스, 홍콩 등의 정보통신(IT)관련 3~4개사들도 수년전부터 자회사 형태로 '북한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정보통신 관련 5~6개 중소업체들도 통일부에 "교류 가능성"을 묻거나 기획안 등을 담은 서류를 제출해 놓고 있는 상태다. 일부 중소기업체들은 북한내 직접 진출보다 우회적인 방법으로 대북 IT교류를 추진중이다. 한 통신기술업체인 E사는 "북ㆍ중 국경지대에 북한의 소프트웨어 인력들이 몰려들고 있다"며 "이들 인력들을 수용해 활용할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소프트웨어 현주소 경남대학교 김유향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의 소프트웨어 개발은 94년에 이미 컴퓨터 지문감식 프로그램으로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수상할 정도"라며 "상위 수준의 개발인력만 1,000명에 달할 정도로 경쟁력이 있다"고 북한 소프트웨어 분야를 높게 평가했다. 한 업체 관계자도 "북한의 용역개발은 탁월하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실제 북한은 정보통신부문 육성을 위해 이 부문을 집중 연구, 95년에 은정지구를 비롯해 최근에는 '대동갈밸리' 등 정보통신 산업지구를 조성했다. 또 90년에는 '조선콤퓨터센터'를 설립하고 지난해말에는 김일성종합대학에 처음으로 컴퓨터과학대학을 설치했다. 이외에도 김책공업대학, 평양전자계산기대학 등 주요 대학에도 프로그램학과를 신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결과 북한에서 개발된 프로그램에는 인공지능, 퍼지이론, 영상처리 문자인식, 기계번역 등 최신 정보기술을 활용한 제품들이 많이 있다. ◇'낮은 단계'의 협력사업 하지만 북한의 하드웨어 등 IT관련 자체 인프라 수준이 남한보다 낮고 양측이 공유하는 프로그램도 달라 당장은 높은 단계의 협력을 기대하기 어렵다. 업체 한 관계자는 "북한이 개발해 놓은 바둑, 요리 등의 컨텐츠는 시장가치로서는 매력이 없다"며 "장기적인 측면에서 협력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5~6개 업체들이 북한과 소프트웨어를 공동개발하고 있지만 3차원 입체영상(3D), 핸드폰용 오락프로그램인 웹패드, 남북공용의 문서프로그램 개발 등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게 사실이다. 또 장기적인 관점에서 일부 중소업체들은 중국 연변 등에 연구소를 설립, 북한 인력을 흡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업체간 과잉경쟁 우려 북한과 소프트웨어 협력사업 진출에 있어 업체들의 과잉경쟁으로 인한 고비용 문제가 앞으로의 고민거리다. 김유향 교수는 "국내 IT업체들이 북 진출을 앞두고 과잉경쟁이 우려된다"며 "결국 북한 인력들의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업체 관계자들은 "일부 벤처업체들이 진출을 앞두고 터무니없는 고액을 제안하기도 한다"며 "현재 1인당 월 최고수준인 850달러까지 올라갔다"고 말했다. 이는 세계적으로 뛰어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인도의 인건비와 맞먹는 수준이다. 따라서 저렴한 비용으로 북한 인력을 활용하려던 업체들은 고비용 문제에 봉착, 남북간 IT교류에 "부정적"이 될 가능성도 높다. 이에 전문가들은 "업계가 자율적으로 임금 가이드라인을 지키는 수밖에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홍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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