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왕의 남자' 복귀… 이상득·정두언과 親李계 3각축 구축



킹메이커 이재오 복귀로 친이계 일대 지각변동

구심점, 소통 강화로 친이계 자신감 생겨


기존 SD라인 주도에 이재오계 가세, 정두언라인 워치독 역할

내년 하반기 가면 헤쳐모여 가능성도


이명박(MB) 대통령의 킹메이커 역할을 했던 이재오 의원이 7ㆍ28 재보선을 계기로 여의도로 복귀하면서 여권 내 권력의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MB의 집권 반환점을 맞아 레임덕 우려를 씻고 무기력했던 여권에 자신감을 불어 넣는 한편 친이계 내 협력과 경쟁을 촉발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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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계는 2008년 4월 총선에서 이 의원이 낙선하고 미국에 유학한 것을 계기로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SD) 라인과 원로그룹이 독주해 왔다. 하지만 이 의원의 복귀로 앞으로는 SD라인과 이재오계가 힘을 합치는 가운데 일부 견제가 이뤄질 전망이며, 7ㆍ14 전대에서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정두언 의원 등 소장파는 권력의‘워치독’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개혁적 마인드의 이 의원은 경우에 따라 정두언 라인과도 협력하는 구도가 예상된다. 이같은 SD-이재오-정두언 3각축에다 7ㆍ14 전대에서 친이계의 조직적인 지원을 받은 안상수 대표도 일정부분 권력의 한 축을 담당할 전망이다.

대통령의 측근인 이춘식 의원은 “SD와 이 의원은 대선 경선당시 6인회 멤머 활동 등 기본적으로 소통이 되는 사이”라며 “그동안 친이계에서 구심점이 마땅치 않았는데, 이의원의 복귀로 인해 친이계가 소통하고 단결ㆍ화합하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친이계들은 2007년 대선 과정에서 정권창출이라는 명분으로 뭉쳤으나 대선 이후에는 원로그룹을 포함한 SD라인에 소장파가 반발하며 충돌이 빚어지곤 했다. SD라인은 2008년 초 인수위 후반기부터 정두언라인을 제치고 청와대 등 국정의 전면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SD는 2008년 총선 당시 정두언라인은 물론 이재오의원과 가까운 의원들로부터 불출마 요구를 받았으며, 지난해 4월 재ㆍ보선 이후 2선 후퇴 주장이 반복되자 작년 6월 정치 불개입을 선언했다. 이후 자원외교 등에 몰입하고 있으나 그와 가까운 인맥들이 국정의 주요 역할을 하고 있다. 정두언라인으로부터 ‘권력 사유화’비판을 받아 위기에 몰렸으나 거뜬히 이겨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경우에 따라 라인별로 일이 추진돼 공조직끼리는 잘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SD라인은 최근 영포 라인의 인사개입과 불법사찰 의혹 등을 놓고 코너에 몰린 바 있어 오는 10일께로 예상되는 개각에서 핵심인 박영준 총리실 국무차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준표 최고위원처럼 “국무총리도 물러나는데 도마뱀 꼬리자르기 식으로 남아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비판적 시각이 많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실제 SD라인은 최근 청와대 인사에서 임태희 대통령실장 등 핵심라인을 차지했다.

물론 친이계들은 차기 주자로 유력한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 대항마를 키워야한다는 점에서는 이심전심이다. 친이계 고위 관계자는 “YS(김영삼)가 9룡을 키워 경선을 치룬 것처럼 박 전 대표와 선의의 경쟁을 벌일 수 있는 후보들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친이계는 박 전 대표와 ‘오월동주’를 이어가다가 집권 4년차인 내년 하반기 쯤에는 자파 후보가 여의치 않을 경우 헤쳐모여 국면에 휘말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오랫동안 고락을 같이 했던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의 인맥들도 정권 후반기가 되면 흩어진 사람이 적지 않았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충성도가 떨어지는 MB 인맥들도 정권 후반기로 갈수록 원심력이 커질 전망이다. 일부는 박 전 대표와 합종연횡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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