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기업에 대한 정보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KRP(KRX Research Project) 보고서가 증권사들의 무성의로 연말에 양산되는 촌극이 빚어질 전망이다.
KRP는 분석을 희망하는 상장 기업과 증권사가 연계해 해당 기업에 대한 분석보고서를 제출하는 프로젝트로 연말까지 15개 증권사가 참여해 모두 96개의 기업에 대해 보고서를 발간키로 하고 올해 초부터 시행됐다. 한 기업에 2개의 증권사가 각각 4번의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돼 있어 계획 대로라면 전체 발행될 보고서는 연말까지 768개에 달한다. 하지만 마감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3일 현재까지 발행된 보고서는 464개로 실행률이 절반을 조금 넘는다.
이처럼 실적이 저조한 것은 증권사들이 분석이 어렵다는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데다 제출횟수 등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나 강제성이 없기 때문이다.
증권선물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현 규정은 보고서를 ‘4회 이내’로만 제출하도록 돼 있어 제출 횟수를 4회로 강제할 방법이 없다”며 “그러나 최소 3회 이상은 보고서를 내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물론 증권사 입장에서는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의 정일영 리서치 팀장은 “기업 여건이 매수든 매도든 투자의견 보고서를 낼 수 있을 만한 상황이 아니어서 분석 자체를 포기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어쨌든 돈을 받고 보고서를 내기로 한 만큼 시장의 투명성에 대한 의무감을 갖고 투자정보 제공에 힘써야 될 것”이라는 게 증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문제는 마감 시한인 연말까지 모두 300개가 넘는 보고서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한달 동안 이 같은 양의 보고서가 양산되다 보면 품질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개연성이 높다. 안 그래도 자료 부족 등으로 그 동안 나온 보고서가 부실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상황에서 시간에 쫓겨 보고서를 내다보면 이것이 얼마나 제대로 된 투자 정보를 담을 수 있을 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