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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가 햇빛을 따라 돌아간다(?)’ 오는 2020년대 상용화될 첨단아파트의 모습을 한 외국 잡지에서 그려놓은 것이다. 할리우드 공상과학 영화에나 나올 법한 얘기 같지만 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실현 가능한 주거가 될 수도 있다. 건설업체들이 앞다퉈 유비쿼터스 시스템 등 첨단장치를 최근 짓는 아파트에 속속 적용하면서 주거문화가 최첨단으로 진화하고 있다. 아파트가 평면의 진화에서 시스템의 진화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것이다. ◇광고 속 첨단 시스템은 미래가 아닌 현실=최근 인기 모델 겸 영화배우 김남주가 나오는 대우건설 푸르지오의 TV광고를 보면 강아지 한 마리가 우편물을 물고 와 김남주에게 전한다. 잘 훈련된 강아지라면야 어려울 일도 아니지만 그 강아지가 어떻게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집을 정확히 찾아왔을까 하는 생각에 도달하면 의문이 남는다. 해답의 실마리는 바로 강아지의 목에 걸린 한 장의 카드. 대우건설의 엘리베이터 호출시스템 및 바로패스 시스템이다. 카드만 갖고 있으면 엘리베이터가 자동으로 자신의 층수를 찾아 눌러 작동되는 것이다. 대우건설은 이 같은 첨단시스템을 상반기 분양한 대구월드마크웨스트엔드 아파트에 실제로 적용했다. 월드마크웨스트엔드에는 또 음식물 쓰레기를 싱크대에 설치된 투입구에 넣는 것만으로 처리가 끝나는 음식물 찌꺼기 배출시스템이 적용돼 주부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삼성건설 역시 같은 기능을 하는‘원패스 시스템’을 용인 동천래미안 아파트 분양 당시 일원동 래미안갤러리에서 선보였다. 광고 속 모습이 실제 생활에 그대로 재현되는 것이다. 삼성은 이밖에 ▦무선랜과 연결, 조명 및 가전ㆍ현관문 제어, 세대간 통화, 무선인터넷 등이 가능한 R폰 ▦아침ㆍ낮ㆍ저녁 등 외부 일조량에 따라 밝기가 자동 조절되는 감성조명시스템 ▦지중열을 이용해 냉ㆍ난방을 가능하게 하는 지열시스템 등 최첨단 시스템을 동천 래미안에 접목할 계획이다. ◇첨단아파트의 진화는 아직 진행 중=자동차 회사에서는 콘셉트카라는 것을 만든다. 차기 개발되는 양산차의 개발 방향을 보여주는 말 그대로 ‘콘셉트(개념)카’다. 콘셉트카 단계에서 디자이너들은 풍부한 상상력을 발휘한다. 여기에 ‘상용성’이라는 현실의 잣대로 부적절한 부분을 잘라버린 게 바로 양산차다. 무궁한 상상력의 산물인 콘셉트카는 미래 양산차의 트렌드를 제시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이다. 아직 가격 문제로 실제 아파트에 적용되지는 않았지만 건설사들이 보유 또는 연구하고 있는 최첨단 시스템을 보면 미래 주거문화의 트렌드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갤러리 ‘유비-월드(Ubi-World)’를 들여다보면 그야말로 공상과학영화의 장면 장면을 모아놓은 것 같다. 출입자의 홍체를 인식해 출입을 통제하고 실내 냉ㆍ온기의 방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그의 보디라인에 맞게 열리는 ‘미래의 문’을 비롯, ▦메모장 없이 홀로스크린에 일정을 보여주는 3차원 다이어리 기능 ▦세면대 옆 거울을 통해 입주자의 기본적인 건강상태를 체크해주는 메디컬 미러 ▦아이들의 컨디션에 맞춰 조명과 분위기를 체크해주는 인체 인식 공부방 등이다. 아직 상용화 단계는 아니지만 가까운 미래에 아파트에서 실제 체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파트가 입주자와 상호 커뮤니케이션하는 방향으로 첨단기술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며 “외국에서는 건물 전체가 360도 회전하는 아파트도 연구되고 있는 등 미래형 주거문화에 대한 연구는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