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그린스펀 "고유가 점차 안정될것"

70년대 오일쇼크보다 덜 위협… 극복 가능<br>추가 급등땐 美경제에 심각한 타격 될수도<br>월가선 "금리인상 늦춰지나" 조심스런 관측

국제유가가 배럴당 55달러(WTI기준)에 근접하며 사상최고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현재의 고유가는 지난 1970년대 오일쇼크보다 덜 위협적이며, 고유가는 점차 안정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15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이탈리아계 미국인협회 연설에서 “지금의 고유가는 주목할만한 현상이지만 1970년대 만큼 경제성장과 인플레이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린스펀은 “현재의 유가는 인플레이션을 감안할 때 1970년대의 5분의3 수준에 불과하며 세계경제는 기술발전에 힘입어 고유가의 충격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린스펀은 유가 전망과 관련해서도 “기술발전으로 에너지를 덜 소비하는 제조방법이 확산되고 대체에너지가 개발되면서 석유수급이 점차 안정을 찾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그린스펀 의장의 낙관적인 견해에도 불구하고 고유가가 미국 및 세계경제에 현실적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54명의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유가가 배럴당 50달러선에서 1분기(3개월)동안 계속될 경우 해당 분기의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5%포인트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수준을 유지한다면 전세계 경제생산이 0.5%포인트 위축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린스펀 의장도 이 같은 점을 무시하지는 않았다. 그는 “유가가 현 수준보다 현저하게 오를 경우 미국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가할 수 있다”는 경고를 잊지 않았다. 그린스펀은 “고유가는 미국경제에 세금인상과 같은 영향을 주고 있다”며 “올들어 지금까지 고유가로 미국 GDP 성장률은 0.75%포인트 감소하는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월가관계자들은 그린스펀의 이날 발언이 FRB가 그간 고수해온 점진적 금리인상 방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면서 금리인상 속도가 늦춰지는 쪽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분석했다. 로이터통신은 다음달 1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예상대로 연방기금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돼 2%에 달할 것으로 보이지만 올해 마지막인 12월 회동에서는 금리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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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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