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에도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현재 LIG손보는 삼성화재-현대해상-동부화재에 이어 손보업계 4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자금력과 금융업 노하우를 갖춘 KB로 편입되면서 대기업 간 대리전 형태로 전개돼오던 손보시장에도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윈회는 24일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KB가 LIG손보 지분 19.47%를 인수해 자회사로, LIG투자증권을 손자회사로 편입하는 안을 승인했다. 지배구조 리스크 문제 때문에 불명확했던 KB의 LIG손보 인수 승인은 최근 'KB사태'에 책임을 지고 KB 사외이사들이 퇴진을 선언하면서 일단락을 짓게 됐다.
KB는 LIG손보를 인수함으로써 자산 규모가 약 421조원까지 증가해 뒤이은 신한금융(401조원)과의 격차를 20조원가량 벌릴 수 있게 됐다. 비은행 부문의 자산 비중도 30%(인수 전 26%)로 커지며 국민은행에 편중돼 있는 그룹 포트폴리오가 개선된다.
KB는 LIG손보와 KB 계열사들 간의 다양한 시너지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LIG손보·KB캐피탈 간 자동차 복합상품 개발 등을 통해 자동차 금융 상품을 완비하고 KB생명과 LIG손해보험 간 교차판매 등 채널 다양화도 예상된다. LIG손보가 1,200개 지점을 보유한 국민은행 방카슈랑스 채널을 등에 업으면 2위 경쟁을 벌이는 현대해상·동부화재는 물론 삼성화재까지 위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각종 금융사고와 지배구조 문제로 상처를 입었던 KB가 윤종규 신임 회장의 취임과 함께 LIG손보 인수가 결정되면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4전 5기 끝에 추가 계열사 인수에 성공하며 KB의 인수합병(M&A) 잔혹사도 벗어나게 됐다. 다만 KB의 조직문화가 많이 흐트러져 있는 만큼 LIG손보 인수 이후 화학적 통합에는 진통도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세부적 인수 작업이 아직 완료되지 않아 'KB손보'로의 사명 변경 작업에도 1~2개월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금융위는 이날 DGB금융지주의 우리아비바생명보험 인수도 승인했다. 이는 지방은행 지주가 생보사를 인수하는 최초 사례다. DGB는 대구은행을 통한 방카슈랑스 활성화로 수익성을 제고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2금융권을 포함 전 금융권에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도입해 최고경영자(CEO)를 대기업 오너가 마음대로 선임하지 못하게 했던 금융위의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은 논란 끝에 결국 은행과 은행지주에만 시행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2금융권은 중장기 숙제로 남겨뒀다. 은행지주와 은행의 사외이사 임기도 지금과 같은 2년으로 유지하기로 정부의 방안이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