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경기·경상수지·물가… "만만한게 없다"

■ 글로벌 IB, 한국 성장전망 또 하향<br>"재정확대 상관없이 경기 하반기 본격 둔화"<br>교역조건 악화로 경상 적자 급증 전망

‘한국경제 경기ㆍ경상수지ㆍ물가 중 만만한 게 하나도 없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이 한국경제를 불안하게 바라보고 있다. IB들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한달 만에 0.2%포인트 떨어진 것은 이러한 우려의 시각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들은 한국경제에 대해 앞으로 성장을 이끌어온 수출증가세가 둔화되고 고유가 등으로 인해 경상수지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물가상승으로 민간소비와 고용이 나빠져 내수가 경제를 뒷받침하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 IB들의 시각을 바꿔놓을 만한 반전의 기회를 찾지 못한다면 이들의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추가적으로 더 낮춰질 수 있는 상황이다. ◇성장률 전망치 어디까지 내려가나=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연초까지는 대다수 기관들이 제시한 올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5% 안팎이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을 비롯해 삼성경제연구소ㆍLG경제연구원ㆍ산업연구원 등이 5%, 금융연구원이 4.8%였다. 해외 주요 IB들의 평균 전망치도 4.9%로 엇비슷했다. 하지만 유가급등, 신용시장 경색 등 세계경기둔화 파고가 높아지면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급전직하로 돌아섰다. 삼성경제연구소와 LG경제연구원이 각각 4.7%, 4.9%로 내렸고 금융연구원은 4.5%로 수정했다. 심지어 국책연구원인 KDI조차 4.8%로 하향했다. IB들 역시 스탠스를 고쳐 잡고 있다. 16개 IB들의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4월 초 4.5%로 무려 0.4%포인트나 뒷걸음친 데 이어 다시 한달여 만에 4.3%로 0.2%포인트 추가 하락했다. 기관들의 전망치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유가가 15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짙어지면서 3%대 추락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씨티그룹ㆍ도이체방크는 3.9%, UBS는 3.6%의 전망치를 제시했다. ◇경기둔화 본격화, 경상적자 확대 예상=IB들의 시각이 부정적으로 바뀐 것은 경기ㆍ경상수지ㆍ물가 등 세마리 토끼 중 어느 것 하나 잡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경기의 경우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둔화될 것이라는 게 대다수 IB들의 견해다. HSBC는 경기선행지수의 지속적인 하락 등을 감안할 때 앞으로 설비투자 및 수출 둔화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2ㆍ4분기 중 수출부진이 가시화되면서 국내경기가 둔화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노무라는 수출과 내수 모두 둔화되면서 정부의 재정확대정책 실시 여부와 상관없이 경기가 큰 폭으로 하강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상수지 역시 교역조건 악화로 당초 전망치보다 확대될 것으로 점쳤다. 도이체방크는 대외여건 악화에 따른 해외수요 감소, 고유가 지속 등으로 경상수지 적자폭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바클레이스캐피털도 원자재가격 상승세로 2ㆍ4분기 중에도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금융센터의 한 관계자는 “3ㆍ4분기에도 경상적자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보는 IB들이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내수 및 고용시장도 먹구름 짙어=갈수록 고조되는 물가상승 압력은 IB들이 특히나 우려하는 부분이다. 물가상승세는 민간소비와 고용여건을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도이체방크는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 둔화폭이 확대되고 호조세인 백화점 매출도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JP모건은 민간소비가 사실상 물가상승 압력이 증대되기 시작한 지난해 4ㆍ4분기 이후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있다며 올 1ㆍ4분기에는 민간소비의 명목증가율이 실질증가율의 2배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IB들은 또 5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한 4월 중 실업률(3.2%)은 내수둔화에 기인한다며 물가상승세를 감안할 때 당분간 고용상황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씨티그룹과 JP모건은 총 고용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서비스업 및 건설업 등의 부진으로 고용시장이 둔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리먼브러더스는 고용사정 악화로 구직단념자가 늘어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실제 실업률은 더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인사이트는 “고용둔화 및 물가상승 압력 등으로 향후 민간소비가 더욱 둔화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내수의 경제성장 기여도가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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