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포스트 G20, 기업이 국격을 높인다] 3. 세계에 심는 '감동 코리아'

해외 오지에 학교·기아퇴치 등 민간 외교관 역할 톡톡<br>개도국에 단순 기부 탈피 교육 등 지속적 지원 펼쳐<br>亞지역 사막에 숲조성 등 지구 환경 지킴이 활동도


베트남 중부의 휴양도시 다낭에서 버스로 3시간 거리에 있는 쾅응아이 주. 이곳에서 차를 갈아타고 울퉁불퉁한 산길을 따라 또다시 3시간을 달려야 겨우 닿게 되는 오지 중의 오지인 손키 마을. 이곳의 유일한 중학교인 손키중학교 재학생인 키우(14)양은 요즘 학교 다니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새로 지은 기숙사에서 친한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뿐 아니라 학교수업을 하루도 빼먹지 않고 들을 수 있어서다. 그 변화를 가능케 한 주인공은 다름 아닌 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은 마을 아이들을 위해 15개월간의 리모델링 공사를 통해 손키중학교를 최신식 학교를 탈바꿈시켰다. 마을 주민들이 손키중학교를 원래 이름 대신 '롯데스쿨'로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키우양은 "앞으로 이곳에서 열심히 공부해 한국인들에게 받은 고마움을 꼭 보답하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국내 대기업들이 한국경제의 역군을 넘어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는 글로벌 사회공헌활동으로 민간 외교관 역할까지 톡톡히 해내고 있다. 재해지역 복구는 물론 빈곤과 기아 퇴치, 오지 학교건설까지 우리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특히 과거에는 단순히 일회성 기부에 그쳤다면 최근에는 현지인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분야를 지속적으로 도와줘 세계인들의 가슴에 감동을 안기고 있다. 케이프타운의 가장 큰 빈민가인 카이얼리차 출신인 싱글맘 나타샤(22)는 '삼성 리얼드림 프로젝트'를 통해 새로운 삶의 희망을 찾았다. 그는 이곳에서 컴퓨터 과정을 수료한 뒤 지난해 9월부터 삼성전자 케이프타운 사무소에서 일하고 있다. 나타샤는 "이제 사랑하는 딸에게 세 끼 밥을 먹이고 공부도 시킬 수 있어 요즘 하루하루가 꿈만 같다"며 한국 기업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이 프로그램을 남아공ㆍ이집트ㆍ케냐ㆍ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4개국의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지난 2008년 처음 도입했다. 빈민가 청소년을 대상으로 정보기술(IT)ㆍ건축기술 등 취업교육은 물론 직업소개와 창업지원까지 도와준다. 삼성 리얼드림 프로젝트가 본격 가동되면서 그동안 세상의 관심 밖으로 버려졌던 빈민가 청소년들도 차츰 자신만의 미래를 설계하기 시작했다. 지난해까지 4개국에서 교육받은 학생 수가 4,500명을 넘어서며 아프리카 청소년들의 희망 길라잡이가 되고 있다. 지구 환경을 지키는 일도 우리 기업의 몫이다. 현대자동차는 중국 사막을 초원으로 되살리기 위한 환경 프로젝트 '현대 그린존'을 추진하고 있다. 첫 대상은 중국 내몽골 쿤산타크 사막의 차칸노르 지역. 해발고도 1,000m의 고산지대로 연강수량이 200~400㎖에 불과한 이곳은 최근 사막화의 영향으로 목초지가 줄어든데다 강알칼리성 토양 때문에 황폐한 소금사막으로 변하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 현대차는 알칼리성 토양에서도 잘 자라는 현지 토종식물 감모초를 대량 파종하는 등 오는 2012년까지 이 지역에 약 5,000만m² 규모의 초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한진그룹도 아시아 지역의 사막화 방지를 위해 올해로 7년째 몽골에서 '대한항공의 숲' 조성사업을 펼치고 있다. 또 2007년부터 중국 쿠부치 사막 일대에 길이 28㎞, 폭 3~8㎞에 이르는 숲을 만들기 시작한 한진그룹은 내년까지 총 600만m² 면적에 180만 그루의 나무를 심을 예정이다. LG전자는 국제구호단체와의 공조를 통해 빈곤퇴치에 앞장서고 있다. LG전자는 유엔세계식량계획(WFP)과 손잡고 지난해부터 지구촌 최빈국인 에티오피아와 케냐에 3년간 총 30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또 에티오피아 일부 지역을 'LG희망마을'로 지정해 현지인들에게 선진 농업기술을 전수, 스스로 빈곤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 케냐 나이로비와 몸바사 지역 13개 학교를 'LG희망학교'로 선정, 학교급식지원과 교육환경 개선, 에이즈 환자 가정 지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베트남 어린이들의 잃어버린 웃음을 되찾아주는 일에도 국내 기업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SK텔레콤은 올해로 15년째 베트남에서 '얼굴기형 어린이 무료수술 사업'을 벌이고 있다. 올해까지 총 2,905명의 베트남 어린이들에게 새 삶을 선사했다. 두산그룹도 지난해부터 중앙대의료원과 함께 베트남 현지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벌이고 있다. 2008년 중국 쓰촨과 원촨 대지진 당시에는 굴삭기 160여대를 현장에 긴급 투입해 피해복구를 돕기도 했다. 김종대 인하대 지속가능경영연구소장은 "최근 국내 기업들이 해외에서 사회공헌활동을 활발히 펼치면서 과거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폄하됐던 우리나라의 부정적 이미지를 해소하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국제적 표준인 'ISO 26000' 시대를 맞아 경제적 이익의 사회환원을 넘어 현지 소비자의 권익과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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